‘국민아빠’ 성동일이 영화 ‘담보’(감독 강대규)로 또 다른 부성애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다.
지난달 29일 개봉된 ‘담보’는 사채업자 두석(성동일)과 그의 후배 종배(김희원)가 떼인 돈을 받으러 갔다가 얼떨결에 9세 아이 승이(박소이·하지원)를 담보로 맡아 키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극 중 성동일은 거칠고 까칠하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사채업자 두석 역을 맡아, 특유의 소탈한 인간미를 캐릭터로 녹여냈다.
성동일을 비롯한 전 출연진의 호연에 힘입어 ‘담보’는 5일간의 추석 연휴 동안 75만3338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동원해 한가위 극장가의 최종 승자로 우뚝 섰다. 극중 소재인 ‘따뜻한 가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친 관객들에게 힐링을 안겨줬다.
성동일 역시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로 ‘가족’을 꼽았다.
“제 아이들이 우리도 볼 수 있는 영화를 찍으면 안되겠냐‘는 이야기를 했어요. 사실 저는 저에게 들어오는 시나리오 중에 아이들이 읽어도 되는 작품들은 숨기지 않고 보여줘요. ’담보‘는 아이들이 먼저 읽고 ’재미있다‘고 추천한 작품이에요. 집에 아직 텔레비전이 없어서 아이들은 아빠가 무슨 일을 하는지를 잘 몰라요. ’담보‘로 아빠가 어떤 연기를 하는지 알려주고 싶었는데 다행히 영화를 재미있게 봐줬다고 하니 좋더라고요. 아이들에게 ’부모가 있는 너희들이 얼마나 행복한지 알려주고 싶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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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일(가운데)과 박소이가 영화 ‘담보’(감독 강대규)에서 호흡을 맞췄다/제공=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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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동일(왼쪽)과 하지원이 영화 ‘담보’(감독 강대규)에서 부녀로 만났다/제공=CJ엔터테인먼트
앞서 성동일은 tvN 드라마 ‘응답하라’를 통해 ‘개딸’(성질머리가 대단한 딸을 뜻함) 정은지·고아라·혜리·류혜영을 얻었고, 이번 영화에서는 박소이(어린 승이 역)와 하지원(어른 승이 역)을 딸로 삼았다. 지금까지 만난 딸들 중 상대하기 가장 힘든 딸은 누구일까.
“역시 친딸이죠(웃음). 연기적으로 힘들었던 딸은 어린 승이였어요. ‘양녀로 데려온 어린 아이에게 친딸처럼 혼도 내고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어요. 반대로 제일 쉬운 딸은 어른 승이였어요. 나이도 있고 말도 잘 듣고 알아서 잘했죠.”
‘담보’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점점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보여준다. 성동일은 30대부터 70대까지 세월의 흐름을 최대한 담담하면서도 자연스럽게 표현하려 노력했다. 나이를 먹어가며 구부정해진 등으로 팔자로 천천히 걷는 등 연기 톤도 후반부로 갈수록 차분해진다. 평소 가깝게 지내는 지인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리얼리티를 더했다.
영화에서처럼 그에게 가족은 언제나 애틋한 존재이고 일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다. “가족은 힘들어도 저를 움직이게 하고 힘든 저를 안아주잖아요. 특별한 일이 없으면 아이들과 놀거나 영화를 보고 여행을 떠나요. 가족을 위해 쉼 없이 일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