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리스크에 삼성전자 2016년 하만 인수 후 답보
삼성전자 현금 112조원이 넘어...인수합병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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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일링스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계 역량 강화를 위해 인수 대상으로 고려했던 기업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리스크’로 삼성전자가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가운데 반도체업계의 ‘합종연횡’은 더욱 빨라지고 있어 삼성의 실기(失機)가 우려된다.
11일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AMD는 자일링스를 300억 달러(약 34조원가량)에 인수하기 위해 협상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르면 며칠 안에 최종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5G통신장비에 필요한 통신칩과 인공지능(AI)용 가속화 제품을 공급하는 자일링스는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인피니온·NXP와 함께 이 부회장이 인수합병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핵심 기업 리스트’에 올라간 기업이다. 이 부회장이 자일링스를 인수할 경우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설계 역량에도 도움이 되지만 다른 부문에서도 시너지가 예상된다. 기존보다 속도가 향상된 5G통신장비를 삼성이 공급할 수 있게 되며, 서버용 D램을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클라우드업체들에게 납품하면서 데이터센터 가속화 제품 또한 팔 수 있다.
인수에 나선 AMD도 삼성과 같은 목적이었다. AMD는 데이터센터의 처리 속도 강화를 자일링스의 인수목적으로 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데이터센터에선 AI를 통한 데이터 처리 속도가 중요시되고 있는데 AMD의 데이터센터용 제품은 경쟁사인 인텔이나 엔비디아 제품보다 속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약점 보완이 필요했다.
쇼핑목록에 있던 자일링스가 팔린다는 소식에 이 부회장의 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일 네덜란드로 떠난 그는 네덜란드와 스위스 등 유럽 각국을 돌면서 AI 등 차세대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로 발목잡힌 후 2016년 하만의 인수합병 이후 큰 건의 인수합병이 없었다. 반도체 업계에서 빠르게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안으로 인수합병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삼성의 대응은 늦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판 일정 때문에 이 부회장의 글로벌경영 행보가 제약된 면이 있다”며 “반도체 합종연횡 속에서 실기(失機)할 것이라고 우려해 이 부회장이 더 적극적으로 해외 기업과 경영자를 만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 기준 112조원이 넘는 현금을 보유한 상태다. 총부채(88조원) 대비 현금보유가 지나치게 많은 편으로 투자를 통한 효율성 극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란 조언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자기자본수익률(ROE)과 총자산이익률(ROA)을 높이기 위해 배당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자일링스 같은 시너지를 제공할 기업을 인수하는 쪽이 자본효율성도 높이면서 향후 성장에도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