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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최태원 회장 ‘주문’에 머리 싸맨 SK 계열사 임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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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1. 01.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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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K그룹 계열사의 임원 회의실 불이 꺼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문한 ‘파이낸셜 스토리’에 마땅한 답을 내놔야 할 시기가 됐기 때문입니다. 파이낸셜 스토리는 지난해 최 회장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던진 경영 화두로, 간략히 말하면 구체적이고 실현 가능한 미래 성장 ‘이야기’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려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파이낸셜 스토리를 주문한 후 각 계열사 CEO들을 일일이 만나 성장 전략을 점검하기도 했습니다. 작년 연말 임원 인사에서도 최 회장은 계열사 CEO 변동이 없는 전원 유임을 결정했습니다.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 셈이죠.

계열사 CEO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파이낸셜 스토리를 위해서는 인수합병(M&A) 등 투자 계획, 자산 활용방안과 같은 전통적인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 등도 고려해야 하다 보니 더욱 고민이 컸습니다. 마침 당시 SK(주) 주가도 SK바이오팜 상장과 관련해 거품이 빠지면서 지지부진했습니다. 이때문에 파이낸셜 스토리는 주가 부양을 위한 성장전략을 내놓으라는 주문으로도 해석됐습니다. 최 회장은 SK(주) 지분 23.6%로 그룹 전반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에, SK 주가 안정화가 경영권 강화와도 연관성이 높습니다.

그 결과 연초 주요 계열사들은 신성장을 위한 여러 전략을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SK(주)가 일단 SK E&S와 함께 글로벌 수소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 ‘플러그파워사’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수소 사업을 본격화했고, SK하이닉스는 2030년까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중장기 전략을 내놨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또 ‘CES 2021’에 350여 명 규모의 참관단을 보내 ESG 성장을 위한 트렌드를 살피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전년 말 대비 주가가 16% 오르며 시가총액 100조원 기업에 이름을 올렸고, SK이노베이션은 49%, SK(주)은 22% 주가상승을 이뤘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ESG 경영 전략이 궁극적으로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긍정적 평가를 내놓기도 합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성장전략을 통한 ‘호재’ 남발에 대한 지적도 나옵니다. 이미 증시는 ‘성장성’에 과도한 자금이 쏠려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확실한 결과가 수반되지 않으면 되레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죠. SK가 지난 연말 뛰어들겠다고 발표한 수소 경제의 경우에도 이미 수요에 비해 공급자만 많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에 앞서서 SK이노베이션은 이미 배터리 관련 투자 등으로 순차입금 10조원에 육박해 재무건전성 경고등이 켜지기도 했고, SK하이닉스의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도 ‘고가 논란’에 시달렸습니다.

미래 전략도 중요하지만, 관건은 쏟아낸 전략으로 성과를 이룩할 수 있을지 여부입니다. 시장의 우려를 딛고 SK그룹이 파이낸셜 스토리로 ‘거품’ 끼지 않은 기업가치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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