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학 "비대면 수업에 일부 대면"
신입생 OT 등 각종 행사 비대면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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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인근에서 백반집을 운영하는 최모씨(52)가 식탁을 닦으며 연거푸 한숨만 내쉬었다. 2월 말부터 학생들로 붐벼야 할 대학가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도 대면 개강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씨는 이날 점심시간 고작 두 테이블의 손님을 맞았다.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주요 대학들은 최근 잇따라 올해 1학기 비대면 수업과 제한적인 대면 수업을 병행하기 한 학사 운영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최씨와 같은 대학가 상권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한층 더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새 학기 개강과 입학을 앞둔 이날, 서울대 상권을 비롯해 대학 연세대·이화여대·서강대·홍익대 등 대학들이 밀집한 신촌 등에선 학생들을 찾기조차 쉽지 않았다. 이따금 마주친 학생들은 ‘학교에 서류 제출하러 간다’ ‘잠깐 친구 만나러’ 등 말끝을 흐리며 빠르게 사라졌다.
평소라면 새내기를 맞이하는 등 각종 행사로 붐벼야 할 대학가는 을씨년스럽기만 했다.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에서 9년째 카페를 운영해온 강은진(37)씨는 “‘2021년에는 달라지겠지’ 싶어 지난해를 겨우겨우 버텼는데, 올해는 가게 문을 닫을까 생각 중”이라며 “코로나19가 원망스럽기만 하다”고 호소했다. 강씨가 운영하는 카페 옆에 있는 다른 점포 두 곳은 이미 지난해 말 가게를 내놓은 상태였다.
원룸 임대업자나 하숙집을 운영하는 이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서울대입구역 근처에서 하숙집을 운영하는 장모씨(59)는 최근 월세를 45만 원에서 35만 원으로 내렸다. 장씨는 “15개 방 중에 11개가 남아서 가격을 내렸지만, 문의 전화조차 안 온다. 밤에 자려고 해도 눈이 안 감긴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대학 상권이 직격탄을 맞고 있지만, 이들은 뾰족한 대책이 없어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신촌역 인근 주점 사장 차모씨(39)는 “혹시라도 대학에서 집단 감염이 발발하면 지금 같은 상황이 더 길어질 것”이라며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선 현 방역 지침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상황이 빨리 나아져 학생들로 가득한 캠퍼스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