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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박현주’ 지분은 승계하고, 전문경영인 체제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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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1. 03.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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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창업25년 박현주 '빛과 그림자']
30대 안팎 세자녀 승계 여부 고심
"대주주로 의사 결정에 관여할 것"
朴 회장·가족 회사 미래에셋컨설팅 중심 수직 구조
부실 전이·일감몰기 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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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승계는 없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내세운 철칙이다. 박 회장은 올해 63세로, 승계를 논하기 이르지만 자녀들의 나이를 감안하면 향후 경영 체제에 대한 고민을 할 시기다.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장녀 박하민 씨는 올해 32세, 빅테크 기업에 근무하는 차녀 은민 씨는 29세, 장남 준범 씨는 28세다. 보통 대기업인 경우, 승계를 시작할 나이다.

박 회장의 선언이 지켜진다면 유력한 시나리오는 지분 승계를 하되, 전문경영인을 내세우는 방식이다. 이 방향대로 간다해도, 전문가들은 현 지배구조 개편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박 회장은 경영에서 손을 떼도 ‘대주주’로서 의사결정에 관여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박 회장도 현재 이사회 구성원이 아니지만 주요 투자 판단에 결정적 영향력을 미친다. 현 지배구조는 만에 하나 오너가가 경영에 악수(惡手)를 둘 경우, 그 피해를 고스란히 회사가 떠안게 된다. 또, 한 곳에서 부실이 발생하면 전이되기 쉬운 수직적인 지배구조다. 금융사 지주사 격인 미래에셋캐피탈이 핵심 회사인 미래에셋대우를 지배하고, 미래에셋대우가 다시 미래에셋생명을 지배한다. 사익 편취나 일감 몰아주기 유혹에 노출되기 쉽다. 오너 일가는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고, 박 회장은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주사 전환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일부 회사에서 부실이 발생할 경우 리스크 확산을 사전에 막을 수 있고,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견제도 쉬워진다.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더라도 비금융회사를 통한 지배를 줄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주력 금융회사에 대한 직접 지배를 늘려야 사익편취 감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고, 경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래에셋 측은 투자그룹으로서 현행 체제가 효율적이란 입장이다. 지주회사 전환 시 발생할 사회적 비용 대신 투명성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상호·순환 출자가 없으며, 단순한 의사결정 구조로 신속한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공식적으로 박 회장은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겠다고 공언했지만, 승계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다. 박 회장을 비롯해 가족들이 보유한 미래에셋컨설팅 지분만으로 그룹 전반을 지배할 수 있어서다. 어느 쪽이든, 지배구조 문제는 그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에 풀어야 할 난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는 박현주 회장 개인이 사실상 지주사인 1인 중심 체제다. 박 회장은 본인과 가족이 지분 83.41%를 보유한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그룹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현행 체제는 오너 회사의 병폐인 ‘일감 몰아주기’ 논란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지주회사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작은 규모의 회사가 핵심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미래에셋컨설팅→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진다. 자본규모 7000억원의 미래에셋컨설팅을 통해 17조원 규모의 그룹을 지배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11개 계열사가 비금융 계열사의 호텔과 골프장 등에 일감을 몰아줘 급성장했다고 판단하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미래에셋 측은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국회엔 대기업집단 계열의 금융회사가 부동산사모펀드를 통해 부동산 투자는 물론 호텔, 골프장 등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규제를 회피하는 행태를 막기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발의돼 있다. 사실상 미래에셋을 저격한 법률 개정안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본부장은 “다른 금융그룹 대비 지배구조가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제도적 압력도 존재해 궁극적으로는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지배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주회사 강제전환을 피하려고 해도 지속적인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도 떠안아야 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핵심 회사인 미래에셋대우 지분 23.98%를, 미래에셋대우는 미래에셋생명 지분을 19.7%를 보유한다. 2개 이상의 회사를 지배해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 지주회사법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5000억원 이상이고,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이 50% 이상이면 지주회사로 강제 전환된다. 미래에셋 캐피탈의 별도 기준 자산은 5조8888억원,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의 지분 가치 장부가액은 각각 1조2303억원과 1692억원이다. 현재는 자산의 23% 수준이지만, 앞으로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생명이 성장한다면 그만큼 미래에셋캐피탈이 자산도 더 확보해야 한다. 또, 미래에셋캐피탈 자체도 자회사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증권사 부실이 그룹 전반으로 퍼질 우려가 크다.

미래에셋 측은 현재 지배구조 체제로도 안정적인 경영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의 직접 보유 지분을 늘렸고, 상호출자나 순환출자가 없이 투명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물론 오너 중심의 지배구조의 장점도 있다. 지주회사를 거칠 필요 없이 각 계열사의 의사결정만으로 자금 운용 및 투자 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그룹의 빠른 성장도 이런 단순한 의사결정 구조 하에서 성공할 수 있었다. 복합금융그룹감독제도가 신설되면서 건전성 규제 등도 강화돼 관리적 측면에서도 지주회사와 비슷한 수준의 감독을 받고 있기도 하다. 최근 금융지주사 계열 증권사들이 조직적으로 일련의 사모펀드 사기 사태에 연루되는 등 모자로 연결된 지주회사 체제의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다.

현 지배구조를 유지한다면 승계 여부가 관전포인트다. 박 회장의 세 자녀는 미래에셋컨설팅의 지분을 각각 8.19%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승계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지분은 물려주되, 경영권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박 회장이 손수 일군 회사에 대한 애정이 큰 만큼 일각에선 승계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 없다는 시선이다. 세 자녀가 박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을 경우, 자녀들이 손쉽게 그룹 전반에 지배력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큰 딸 하민씨는 현재 미국에서 경영 대학원 과정을 마쳤고, 둘째 딸 은민 씨는 굴지의 빅테크 기업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 또한 군복무를 마치고 미국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굵직한 해외 금융 컨설팅 기업 근무 경력도 있어 언제라도 경영에 참여할 수 있다.

전문 경영인을 내세우더라도 지배구조 개선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박 회장이 물러난 후에 미래에셋대우 등 핵심 자회사가 지배구조 하단에 존재하고, 주력 금융사인 미래에셋캐피탈의 비금융사에 대한 지분율도 낮아 불안정성이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주주로서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은 적지 않아서다. 현재도 이사회 멤버는 아니지만 주요 투자 건에 는 박 회장의 ‘자문’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박 회장의 결정으로 미래에셋이 성장이 있었지만, 오너 중심 체제에선 역으로 견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박 회장이 대주주로서 책임을 확실히 지는 현 지배구조는 문제가 없지만,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나기 전에 부동산 관련 비금융회사와 금융사들의 연결고리를 끊거나 주력 금융사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는 등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시행되면서 각 계열사가 판매하는 상품에 대해 명확히 책임을 질 수 있는 독립적인 계열사 체제가 투명성이 더 높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지주회사 전환시 발생할 사회적 비용을 감안할 때 현 지배구조에서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영을 이어가는게 부합하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독립적인 투자그룹으로서 비지주회사 체제로 머물러야 12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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