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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왕’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갤럭시 울고 웃던 체질 개선도 절반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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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단비 기자

승인 : 2021. 03. 19. 06:00

[비상경영 이재용 사람들]②
20년 경력 자타공인 반도체 전문가
취임 1년만에 글로벌 거래처 다변화
고질적 문제 삼성전자 의존도 낮춰
매출 비중 10%p 가까이 축소 성과
직원에 성과급 기준 이례적 공유도
삼성전기 대표이사 경계현 사장 (2)
경계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사진출처=삼성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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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성과급 이슈로 여러 회사들이 홍역을 치렀지만 이 시기를 지혜롭게 잘 넘긴 회사가 있다. 바로 삼성전기다.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의 소통은 이미 꽤 유명하지만 이번 성과급 지급에서 특히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물론 삼성전기 모든 임직원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성과급을 받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 사장이 미리 성과급 기준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직원들의 아쉬움을 달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공학박사 출신답게 문제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해결 방법을 명확하게 제시하는가 하면 이공계 출신으로는 드문 ‘소통왕’ 면모를 드러내는 경 사장이 삼성전기의 업무부터 조직문화까지 기분좋은 변화를 꾀하고 있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경계현 사장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20여년 가까이 일한 잔뼈가 굵은 자타공인 ‘반도체 전문가’다. 2020년 삼성전기 사장으로 임명돼 올해로 2년 차에 접어든 그는 삼성전자에 의존적인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직원들의 근무시간 합리화를 추진하는 등 전반적인 체질개선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고질적인 문제로 꼽혀왔던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많이 낮췄다. 작년 기준 삼성전기 매출에서 삼성전자 관련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3.7%였다. 불과 5년 전인 2015년만 하더라도 삼성전자에 대한 매출 비중은 61.8%에 달했다. 이 때문에 삼성전기의 실적이 삼성전자 갤럭시 흥행에 좌지우지 됐던 게 사실이다. 그간 애플, 샤오미, 오포 등 거래처를 다변화하면서 2019년 44.3% 수준이던 삼성전자 매출 비중을 1년 새 10% 가까이 축소했다.

최근에는 직원들에게 근무시간 합리화를 추진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는 임직원들과의 대화 창구인 썰톡(Thursday talk)을 통해 각 부서별 근무시간에 대해 언급하며 불필요한 일들을 줄여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근무시간이 많은 것이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적인 면에서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직원들에게는 세심하고 부드러운 면모로 조직을 아우르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매주 목요일 열리는 썰톡도 그가 취임한 이후 생긴 이벤트다. 점심시간 구내 식당에서 임직원 한두 명과 조용히 식사하고 자리를 떠나는 경우도 종종 포착될 만큼 소탈한 측면도 있다고 전해진다.

삼성전기 한 직원은 “성과급 기준을 직원들과 공유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물론 성과급 규모가 크지 않아 직원들 입장에서 아쉬움은 남지만 이 같은 현안을 미리 공유했기 때문에 그나마 납득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계현 사장이 대표가 된 이후 조직 내부적으로도 긍정적인 변화들을 체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 낮추기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모바일에 편중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되 특히 전기차 등으로 날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전장 부품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 사장 역시 현재 수준에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체질 개선을 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경 사장은 전날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향후 (삼성전자 매출 의존도를) 20% 미만으로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목표”라며 “2026년까지 삼성전기 매출을 2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정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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