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기자의눈]‘거수기’ 사외이사, 설자리 없다…‘워치독’ 역할 해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10325010016323

글자크기

닫기

조은국 기자

승인 : 2021. 03. 25. 19:00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
경영진의 독단경영과 전횡을 견제하고 감시해야 하는 사외이사. 하지만 국내 기업에서 활동하는 사외이사는 매번 ‘거수기’ 논란에 휩싸인다.

사외이사들은 수천만원의 연봉을 받으며 기업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지만, 이사회 안건에서 이견 없이 찬성표만 던지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 이사회의 안건 찬성률이 100%에 육박하고, 이러한 경향은 국내 금융그룹도 마찬가지다.

과거 대우건설이나 대우조선해양 등 대규모 분식회계 사건들이 터질 때면 감시를 제대로 못한 사외이사들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고, 기업에도 역량을 갖춘 사외이사를 선임해야 한다는 요구가 빗발쳤다.

하지만 변화는 없었다.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식으로 대응했고, 결국 라임펀드와 옵티머스 펀드 등 우리 사회를 크게 흔든 대형 사고가 잇달아 터졌다. 경영진의 미흡한 내부통제가 문제를 키웠고, 사외이사의 견제와 감시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이로 인해 국내 굴지의 은행과 증권사 CEO는 물론 금융그룹 회장도 금융당국의 징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요 금융그룹 사외이사들은 법적으로 제한한 6년 임기를 채우지 않은 경우 대부분 재선임되고 있다.

이 같은 행태에 경고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우리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행사하라고 주주들에게 권고했다. 국내 최대 의결권 자문사인 한국기업지배구조원도 이들 두 금융그룹의 사외이사 재선임안에 반대를 권고했다.

이들의 권고에 우리금융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은 사외이사 선임 안건을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우리은행이 징계를 받은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증권(DLF)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기업가치 훼손 및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해 이들 사외이사가 감시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본 것이다.

국민연금은 신한금융과 KB금융 이사 선임 안건에 대해서는 찬성했지만,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연기 관련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한 감시의무 소홀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의결권 자문사에 이어 주요기업의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사외이사의 견제와 감시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는 만큼, 기업들도 사외이사 선임 시 주주들의 요구를 되새겨봐야 한다.

사외이사가 ‘거수기’가 아닌 ‘감시자’의 역할을 탄탄하게 해야 경영진의 무리한 전횡을 차단할 수 있고, 이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주주총회 시즌이 한창이다. 이번 주총에선 경영진을 견제할 수 있는 사외이사가 선임될 수 있도록 주주들이 역할을 해야 한다.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해 의사 결정 과정에서 ‘워치독’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조은국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