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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미국 기업 삼성전자(?)…반도체 세계대전 기회로 만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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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미 기자

승인 : 2021. 04. 14.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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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회의에서 실리콘 웨이퍼 꺼내든 바이든 미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즈벨트룸에서 반도체 업계 대표들과 화상 회의를 진행하는 도중 실리콘 웨이퍼를 꺼내들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백악관 회의에 참석한 것은 한국기업으로 간 게 아니다. 미국 기업으로 간 거다.”

12일 미국 백악관 회의에 초대된 삼성전자에 대해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가 한 말입니다.

1980년대 초만 해도 일본 제품 베끼기 등으로 조롱거리에 불과했던 K-반도체가 백악관 전략회의에 초대받은 사실 자체만 보면 격세지감이만, 업계에서는 이 같은 감격(?)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일찌감치 감지됐습니다. “미국 기업으로 역할을 다 해 달라”는 무거운 청구서를 예견한 셈이지요.

실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를 ‘미국의 인프라’라고 강조하며 삼성전자를 비롯한 인텔, TSMC에 자국 내 투자를 강조했습니다. 이미 인텔, TSMC가 수십조원의 미국 공장 투자 계획을 발표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어깨는 더 무거워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오스틴 공장 증설을 망설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결단을 내려야할 시점이 왔다고 보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반도체 부족으로 전전긍긍하는 상황에서 고객이 즐비한 미국 현지에 투자 인센티브를 받으며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상황은 삼성전자에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공장 증설은 단순한 투자를 넘어서는 의미이기 때문에 삼성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 공산당이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고 지배하려는 공격적인 계획을 갖고 있는데,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한 것은 이날 회의의 목표를 뚜렷이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중국은 한국 반도체의 40% 가량을 사들이는 가장 큰 고객입니다. 중국 역시 이를 무기로 한국의 반도체 협력을 강조하는 모습입니다. 지난 3일 중국 푸젠성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 회담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반도체를 포함한 첨단기술 분야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화웨이 칼 송 사장도 13일 서울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의 반도체 협력을 거듭 당부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양쪽에서 동시에 팔을 잡아 끌며 패권 경쟁에 나서는 상황을 민간기업 홀로 감당해 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더군다나 삼성전자는 현재 이재용 부회장 부재로 투자와 같은 큰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해 가야할 길이 먼데 세계 정세까지 고민해야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 놓인 셈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정부가 뚜렷한 전략으로 기업들을 이끌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금전적 지원뿐 아니라 기업이 정치적 상황에 휘둘리지 않도록 외교적 지원에도 앞장서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기술 하나로 세계 최강의 입지를 다진 민간의 노력에 국가의 존재감을 보태야할 중요한 시점입니다.
홍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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