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규제 당국이 엄청난 내수 시장을 발판으로 몸집을 불려가는 인터넷 거대 기업들에 대한 대대적 압박에 나설 의지를 확실하게 다지고 있다. 지난 10일 거대 전자상거래 업계 알리바바에 무려 182억2800만 위안(元·3조1000억원)의 반독점 벌금을 부과한 데 이어 26일부터는 대형 배달 인터넷 플랫폼인 메이퇀뎬핑(美團點評)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당국이 작심을 하고 나설 경우 ‘갑질’ 등의 비리가 털릴 수밖에 없는 업계 공룡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납작 엎드린 채 사태의 추이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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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규제 당국으로부터 반독점 행위에 대한 조사를 받고 있는 메이퇀뎬핑의 라이더들. 옆에는 경쟁 업체인 어러머의 라이더들도 보이고 있다./제공=징지르바오(經濟日報).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사정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7일 전언에 따르면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와 성격이 유사한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알리바바에 이어 메이퇀뎬핑에도 칼을 들이대고 있다. 전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메이퇀뎬핑이 ‘양자택일’ 강요 등의 반독점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조사에 착수한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양자택일’ 강요는 인터넷 사업자가 시장 지배적 지위를 이용, 입점 사업자들이 경쟁 플랫폼에서 영업하지 못하게 강요하는 것을 의미하는 행위다. 알리바바도 이로 인해 처벌을 받았다.
결국 메이퇀뎬핑이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알리바바가 부과받은 것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과징금 폭탄이 예견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베이징의 ICT 평론가 저우잉(周穎) 씨는 “메이퇀뎬핑은 지난 수년 동안 알리바바와 큰 차이가 없는 갑질을 했다. 당국으로부터 여러 번 경고를 받았다. 이제 괘씸죄로 처벌받는 것은 불가피하다”면서 반독점 행위에 대한 무혐의 결론은 내려질 일이 없을 거라고 분석했다.
대형 인터넷 플랫폼을 비롯한 중국의 민영 ICT 업체들은 금세기 들어 폭발적 내수 성장에 힘입어 상상 외로 몸집을 불려왔다. 일부는 미 나스닥과 홍콩 증시 상장을 통해 웬만한 국유기업의 규모가 우스울 정도로 성장했다.
몸집이 커가면서 교만해진 것이 화근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독점 행위를 일삼는 등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당국으로서는 손을 보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 지난 13일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이 세무총국을 비롯한 주요 기관들과 함께 ‘인터넷 플랫폼 기업 행정지도 회의’를 개최, 무려 34개 기업에 불법 행위를 스스로 조사해 신고하라는 엄포를 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중국의 인터넷 거대 공룡들은 이제 당국이 칼을 휘두르면 맞아야 하는 처량한 신세에 놓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