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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철강업계, 하반기 후판價 놓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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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승인 : 2021. 05. 28. 06:00

철강업계,하반기 후판 가격 인상 공감대
조선업계 “매출 반영까지 시차있어… 수주해도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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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후판. /제공=현대제철
다음달 하반기 후판(선박 건조에 쓰이는 두께 6㎜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협상이 예고된 가운데 조선업계와 철강업계가 본격적인 신경전에 돌입하는 모양새다. 철강재 가격 폭등에 따라 가격 인상분을 반영해야 한다는 제강사들과 수주가 매출에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조선사들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다.

2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제강사들은 오는 6월 하반기 후판 가격협상을 앞두고 상반기에 이어 연속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가격은 원료와 수급에 따라 정해지는데 철광석 가격이 폭등한 데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라며 “철강사들이 후판 가격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던 철광석 가격은 중국 정부의 원자재 가격 억제책에 따라 최근 소폭 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철강 수요는 줄지 않으면서 철강제품의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례로 자동차와 가전에 쓰이는 열연강판의 유통가격은 1월 말 톤당 88만원에서 4월 말 110만원까지 치솟았다.

철강업계는 앞서 상반기에도 철광석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2016년 이후 4년 만에 후판 가격을 올린 바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5일 톤당 91.55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은 올해 5월 14일 226.46달러까지 치솟았다. 1년 새 2.5배가량 오른 셈이다. 그 결과 상반기 후판가격은 철강업계가 요구한 톤당 13만원과 조선업계가 요구한 7만원 사이인 10만원 수준으로 인상됐다.

반면 조선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수주가 늘어난 것은 맞지만 그전까지 수주잔고가 지속적으로 줄어왔다는 점에서다. 통상 신규수주가 실제 매출로 반영되기까지는 1년 이상 시간이 소요된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은 전년 대비 소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다.

실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한국조선해양을 제외한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모두 올해 저조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별로 보면 대우조선해양이 전년 대비 95% 줄어든 71억원의 영업이익을, 삼성중공업은 영업손실 7175억원의 적자가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후판 가격이 또 다시 상승할 경우 수익성에 직격타를 맞을 수밖에 없다는 게 조선업계의 주장이다. 전체 선박 건조 비용 가운데 철강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수준이어서 철강 가격이 5% 오르면 전체 건조 원가는 약 1% 상승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분기 수주가 크게 늘어난 것은 맞지만 매출에 반영되기까지는 1년 이상이 소요된다”면서 “선가를 올리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지만 건조 중에 원가가 오르면 배를 지어도 손실이 날 수 있다. 상반기에 한차례 큰 폭의 인상을 했는데 2분기 연속 후판 가격이 인상되면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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