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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행사로 코로나19 고삐 풀린 동남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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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1. 06. 01.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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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onesia Eid al-Fitr <YONHAP NO-4213> (AP)
이슬람 최대 명절 라마단의 마지막 날인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한 거리에서 신도들이 모여 기도를 올리고 있다./사진=AP 연합
동남아시아의 무슬림 국가들이 이슬람 최대 명절인 라마단(금식성월)을 거치면서 혼란에 빠졌다. 라마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기름을 붓자 전면 봉쇄 조치를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국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가 6월 1일부터 2주간 전국 봉쇄 조치를 시행한다고 보도했다. 해당 기간 일부 필수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사업체는 영업이 제한되고 재택근무 비율도 늘리도록 했다. 또 필수품 구입이나 병원 방문 등을 위해 밖으로 나가야 할 경우 한 가구당 두 명씩만 10km 이내 외출이 허용된다. 쇼핑몰과 학교는 문을 닫는다.

말레이시아는 지난해 태국·싱가포르와 함께 코로나19 청정국으로 꼽힐 만큼 확진자가 적었지만 최근 수천 명이 감염돼 폭증세를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즈(NYT)는 2020년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 누적 확진 사례는 11만3000건이었지만 올해는 이미 작년 전체 수치의 4배 이상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에는 일일 확진자가 무려 9020명에 달하기도 했다. 이후 6000명대로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7000명에 가까운 확진자가 매일 생겨나고 있다.

감염 확산은 라마단과 무관하지 않다. 4월 13일부터 5월 12일까지 지속된 라마단 동안 말레이시아 확진자가 크게 늘었다고 NYT는 분석했다. 이슬람력으로 9월을 뜻하는 라마단에는 일출부터 일몰까지 금식해야 하고 신도들은 사원에 모여 밤새 기도한다. 특히 친인척·이웃 등이 모여 라마단 종료를 축하하는 ‘이드알피트르’에 접촉 사례가 늘면서 감염 확산의 기폭제가 됐다. 앞서 누르 히샴 압둘라 말레이시아 보건총괄국장은 집단 감염의 상당수가 신자들의 모임에서 발생했다고 확인했다.

국교가 이슬람교인 방글라데시도 상황이 비슷하다. 4월 초부터 봉쇄 조치를 시행했지만 라마단을 거치면서 성과가 목표에 미치지 못하자 6월 6일까지 추가 봉쇄 조치를 단행했다. 봉쇄 기간이 길어지면서 유명 관광지의 말들이 한 달 새 20마리 이상 굶주림으로 사망했다고 채널뉴스아시아(CNA)는 전했다. 국제 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방글라데시의 신규 확진자는 1710명으로 누적 확진 80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 수가 훨씬 많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인구의 87%가 무슬림인 인도네시아는 하루 5000~6000명씩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비상이 걸렸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드알피트르 여파로 6월 중순에는 확진자가 50%까지 증가할 수 있다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서구 국가들은 공격적인 백신 접종 캠페인을 진행하며 정상화를 준비하고 있지만 이들 나라들은 백신 접종률이 세계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에서 최소 1회 접종을 받은 비율은 약 6%에 불과하고 방글라데시는 3%대에 그친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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