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성' 영향 벗어나 수익성 개선 전략 모색해야
|
농협은행은 농촌 등 지역 금융 활성화를 위해 수익성이 낮더라도 지역 곳곳에 점포를 유지하고 있다. 농업지원사업비도 부담하고 있다. 다른 시중은행이 비용 절감에 적극 나서는 것과 대비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농협은행이 특수성에 기대 시중은행과 비교해 지나치게 변화에 둔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은행이 농협의 수익센터로서 역할을 다져야 농촌 지원 역할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이 적극적으로 점포 효율화와 인력 재배치를 벌이고 있는 것처럼 농협은행도 수익성 개선과 함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856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5대 은행 중 농협은행을 제외환 KB국민은행(1조4226억원), 신한은행(1조3709억원), 우리은행(1조2793억원), 하나은행(1조2530억원)이 모두 당기순익이 1조원을 넘긴 것과 대비된다. 농협은행은 특수성 탓에 농업지원사업비를 부담하는데 이를 포함하더라도 1조 클럽에 들지 못했다. 비이자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나 감소했는데 신용보증기금 등에 출연금이 증가한 영향이다. 다른 시중은행 대비 리스크가 있는 대출을 취급해 출연금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실제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이후 6개월 사이 가계대출 증가율이 5.8% 달했다. 같은 기간 다른 시중은행의 증가율은 국민은행 1.5%, 신한은행 1.7%, 우리은행 2.1%, 하나은행 3.4% 였다. 농협은행은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데는 농촌과 지방 소도시 등에도 점포를 유지하고 있어 이들 지역 고객들이 주로 농협은행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농협은행은 협동조합인 농협중앙회의 손자회사다. 당연히 농업, 농촌을 지원하는 특수성을 지닌다. 이에 5대 시중은행 중 최대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다. 1분기 기준 농협은행의 점포(지점+출장소) 수는 1122개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1년 간 14개 영업점을 정리하는 데 그쳤다. 반면 KB국민은행은 79개, 신한은행은 17개, 우리은행은 53개, 하나은행은 73개 영업점을 닫았다.
은행들은 점포를 줄이면서 인력 구조조정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올해에만 두번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국민은행에서도 지난해말부터 올해 초 희망퇴직을 통해 약 800여명이 짐을 쌌다. 우리은행에서도 올해 초 468명이 퇴직했다. 농협은행도 지난해 400여명이 넘게 짐을 쌌지만 다른 은행에 비해서는 인력 감축 속도가 더디다.
점포 통폐합과 인력 구조조정이 수익성 개선과 비용 효율화의 정답은 아니지만 조직 슬림화나 경쟁 시스템을 통해 수익성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특수성에 안주하지 않고 수익성을 개선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농협은행은 농촌 금융 지원이라는 특수성으로 오히려 지역 대부분의 시금고를 오랜 시간 독점했다. 농협은행이 지역금융 역할을 통해 긍정적인 효과도 거뒀다는 의미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은 5대 은행으로 규모의 성장을 이뤘다”라며 “시중은행과 경쟁을 위해서라도 효율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 관계자는 “점포를 축소하게 되면 지방 소도시 고객이 큰 불편을 겪는다”며 “이외에 내부 시스템 개선을 고민할 필요성이 있는 것은 맞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