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군 등판 푸본·현대커머셜에 매각
기업가치 끌어올릴 시간적여유 확보
디지털사 탈바꿈 위한 신사업 집중
"IPO 성공시켜 경영능력 입증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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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카드업계는 계속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법정최고수수료 인하로 사업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데다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의 진출로 업황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올 초 정 부회장이 자신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현대카드와 현대커머셜, 현대캐피탈을 3인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 것도 이에 대한 대비책의 일환이다. 업계에서는 카드상품·광고·브랜드·서비스 등 업무 전반에서 혁신적인 기법을 도입하고 슈퍼콘서트 등 문화마케팅을 시도하며 현대카드를 단숨에 상위권 카드사로 도약시킨 정 부회장의 저력이 현대카드의 ‘제2의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FI가 보유했던 현대카드 지분 24%를 정태영·정명이 부부가 현대자동차와 함께 지분 37.5%로 최대주주에 있는 현대커머셜이 4%, 대만 보험사 푸본생명이 20%를 인수하며 올해 안까지 추진해야 했던 IPO 부담을 털며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푸본생명은 어피니티와 달리 전략적 투자자로 현대카드의 경영에 참여하게 된다. 현대커머셜이 지분 12%로 2대 주주로 있는 푸본현대생명의 최대주주이기도 해 현대차그룹과 공고한 협력 체제를 갖추고 있다.
현대카드는 “푸본은 최고 수준의 데이터 사이언스 및 상업자표시 신용카드(PLCC) 역량을 가진 현대카드의 성장성과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현대카드는 IPO에 대한 압박 아닌 압박을 받았다. 2017년 어피니티 컨소시엄이 GE캐피탈이 보유한 현대카드 지분 24%를 인수하면서 4년 안에 IPO를 추진하지 않으면 최대주주인 현대자동차가 보유 지분을 매입하는 풋옵션 조항을 걸어놨기 때문이다.
현대카드는 2019년 한 차례 IPO를 추진했지만 업황이 좋지 못해 올해로 연기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도 카드사에 대한 기업가치가 저평가돼 있고 시장의 기대감이 좋지 않아 정 부회장의 고민이 컸다.
푸본생명이 백기사를 자처한 만큼 정 부회장은 다시 현대카드의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 나설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벌었다.
당장 현대카드의 IPO를 중장기적 과제로 수정하고 기업가치 끌어올리기에 나설 계획이다. IPO 추진 당시에도 언급했던 현대카드를 단순한 카드사가 아닌 디지털기업으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목표다. 정 부회장은 데이터기술 역량을 활용한 상품 설계와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 ‘데이터 사이언스 공급자’가 되도록 하겠다는 경영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또한 사용자 카드결제 데이터를 빅데이터 형태로 분석해 외부 고객에게 마케팅 분석자료로 제공하는 등 데이터사업 분야를 키우는 데도 힘쓰고 있다.
관건은 만년 4위에 머물고 있는 시장점유율과 실적이다. 현대카드는 올 상반기 순익 182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카드 21.4%, 삼성카드 26.7%, KB국민카드 54.3%가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현대카드 측은 “시야를 넓혀 2019년부터 살펴보면 지난해 상반기 증감율은 약 37%로 타사와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치”라면서 “연체율이 올 상반기 1%로 개선됐고 회원수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0만명이 증가하는 등 코로나19의 상황에서도 영업익과 순익이 꾸준히 늘어나며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대카드를 빅4로 성장시킨 원동력인 PLCC도 최근 다른 카드사들이 잇달아 내놓으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차별화 전략도 필요하다. 또 한번의 정태영식 혁신이 필요한 셈이다.
결국 푸본생명도 투자자로서 현대카드의 투자수익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카드사업의 경쟁력을 높여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향후에는 정의선 회장체제가 자리잡은 현대자동차그룹에서 계열 분리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 현대카드뿐 아니라 현대커머셜, 현대캐피탈 등 높은 지분율을 보유한 현대차의 지분 정리가 숙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코앞에 떨어진 IPO의 부담을 덜며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한 만큼 정 부회장은 이를 계기로 현대카드의 기업가치를 끌어올려 중장기적으로 IPO를 성공시켜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