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한 우주 선진국들이 70여년간 독점해온 발사체 기술력을 따라잡은 쾌거로 평가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주요국의 우주개발 예산은 미국이 국내총생산(GDP)의 0.21%, 러시아가 0.2%, 프랑스가 0.14%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0.04%에 불과하다. 이 같은 열악한 조건 속에서 발사체의 액체엔진 및 시험설비, 발사대를 구축한 성과다.
총 길이 47.2미터, 중량 200톤의 누리호는 75톤급인 액체엔진 4기가 ‘클러스터링’으로 묶여 있는 1단부, 추력 75톤급 액체엔진 1기가 달린 2단부, 추력 7톤급 액체엔진이 달린 3단부로 구성됐다. 75톤급 엔진은 지금까지 총 184회의 연소시험에서 누적연소시간 1만8290초의 테스트를 거쳤다. 7톤급 엔진도 연소시험 총 93회, 누적연소시험 1만6925.7초를 수행하며 성능 입증을 끝냈다.
누리호 개발에는 300여개 기업, 약 500여명이 참여했다. 투입된 예산은 2조원 규모다. 누리호 체계 총조립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엔진 총조립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했다. 한국형 발사체 발사대(제2발사대)는 현대중공업이 약 4년여에 걸쳐 건립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누리호 첫 발사의 성공여부는 장담할 수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통상 1차 발사 시도가 성공할 확률은 30% 정도로 알려졌다. 앞서 우리나라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Ⅰ)는 2009년과 2010년, 2012년 3차에 걸친 실패를 거듭한 끝에 2013년 비로소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온도, 습도, 바람 등 기상 조건과 기술적 문제 등에 따라 발사 연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내외 발사체 개발 역사에서 발사 연기 및 취소는 흔하게 발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발사 직후 발사체의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상공에서 부는 바람의 영향을 받기 쉽다”면서 “바람이 세거나 태풍이 부는 경우 발사를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발사 운영 인력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을 경우에도 발사는 즉각 중지될 수 있다.
만약 1차 발사에 실패할 경우 2차 발사는 내년 5월에 진행된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발사에 성공할 경우 현 정권의 공적으로 기록되지만 실패할 경우 2차 발사 시도는 차기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야 진행된다”면서 “이 때문에 1차 발사부터 기관 등 관계자들의 어깨가 무거운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