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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전산망 ‘마비’에 난리 난 이란…사이버 테러 배후에 이스라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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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1. 10. 27.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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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망 마비로 아수라장 된 이란 주유소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주유소에서 26일(현지시간) 전산망 마비로 운영이 중단되자 기름을 넣으려는 시민들이 뒤엉켜 아수라장을 이루고 있다. 전국 주유소에서 발생한 전산 마비는 유류 보조금 수급용 카드시스템의 오류로 빚어졌다. 이란 정부 당국자는 “사이버 공격을 당해 석유부 전산에 문제가 생겼다”고 밝혔다. /사진=EPA·연합
이란의 전국 주유소 전산망에 마비가 생겨 큰 혼란이 빚어졌다. 주유소뿐 아니라 최근 핵시설·철도망 등을 가리지 않고 잦아지는 전방위적인 사이버 테러 공격에 이란 당국은 이스라엘 및 서방 국가들을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IB 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쯤 이란 석유부 전산 시스템이 오류를 일으켜 전국 주유소 운영이 중단됐다. 이 때문에 한때 국민들은 기름을 넣으려고 차량이 길게 늘어선 주유소에서 몇 시간을 기다려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반관영 타스님 통신 등은 전산망 마비 약 6시간 만에 주유소들이 단계적으로 운영을 재개했다고 밝혔지만 이날 테헤란에서 정상 영업한 주유소는 339개 중 43곳으로 집계됐다.

긴급 비상대책 회의를 열고 원인 파악에 나선 이란 당국은 사이버 테러를 당했다고 보고 있다. 한 국가안보위원회 위원은 IRIB를 통해 “사이버 공격을 당해 석유부 전산에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은 나타나지 않았다.

주유소 전산망 마비는 정확하게 연료보조 수급 카드시스템을 망가뜨렸다. 산유국인 이란 국민들은 국가가 발급한 주유카드를 사용해 공시가격보다 50% 저렴하게 기름을 넣을 수 있는데, 전산마지로 카드를 이용할 수 없게 되면서 큰 혼란이 야기된 것이다. 현지 시장 환율로 환산한 이란의 리터당 휘발유 가격은 할인 전 140원 선이다.

이번 주유소 마비 사태는 2019년 테헤란 등 이란 전역에서 벌어진 반정부 시위 기념일을 2주 앞둔 시점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019년 11월 중순 정부가 휘발유 가격을 두 배 이상 올리자 테헤란 등 100여 개 도시에서 거센 항의 시위가 일어났고 이 과정에서 당국의 무력 진압에 시위대 수백명이 사망한 것으로 국제인권단체들은 분석하고 있다.

테러 세력이 민심에 다시 불을 붙일 요량으로 이번 사태를 꾸몄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란 정부는 서둘러 휘발유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며 진화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이렇게 사회 혼란을 노린 국가기관 대상 사이버 공격에 이란 당국은 속수무책인 모습이다.

이 같은 사이버 테러는 최근 몇 달에 걸쳐 급증하고 있다. 올해 4월 나탄즈 핵시설이 사이버 공격으로 전력망 파손 사태를 겪은 것을 시작으로 6월 테헤란 인근 원자력청 건물에 대한 사보타주(의도적 파괴행위) 공격, 7월 하루 동안 철도 교통마비를 일으킨 철도망 시스템 사이버 공격 등이 대표적이다. 두 달 전에는 테헤란 에빈 교도소 내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이 사이버 공격에 의해 유출돼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란 정보 당국은 거듭된 사이버 공격의 배후에 이스라엘과 서방 국가들이 있다고 지목한다. 반면 이스라엘의 사이버 보안 기업 체크포인트는 7월 철도망 테러가 ‘인드라’로 칭하는 해킹 그룹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인드라는 이란이 지원하고 있는 바사르 알 아사드 대통령 정권의 시리아 기업들을 공격한 바 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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