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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트’ 보스턴서 ‘199년 백인남성 벽’ 허문 36세 대만계 美여성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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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1. 11. 04.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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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우가 활짝 웃고 있다. /AP 연합
미국 대도시 보스턴을 대표하는 북미프로농구(NBA) 팀명은 셀틱스다. 셀틱스라는 이름은 ‘켈트족’(Celt)을 뜻한다. 영국 역사에 따르면 켈트족은 영국 본토인 브리튼 섬이 로마에 정복되기 전 잉글랜드와 아일랜드에 살고 있던 부족이다. 보스턴 프로농구단이 셀틱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뉴욕과 보스턴 일대에 켈트족 일파인 아일랜드 계통의 이민자가 많은데서 비롯됐다.

이런 배경 탓에 보스턴 시장은 1822년 초대 존 필립스 이후 199년간 백인 남성이 독점해왔다. 유색인종이나 여성에게는 그야말로 ‘마의 벽’이었던 유리천장이 199년 만에 30대 아시아계 여성에 의해 깨져 미국에서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주인공은 대만계 이민자 2세 여성인 미셸 우(36·민주당)다. 그는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을 이끄는 시장에 당선됐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영국 일간 가디언·현지 보스턴글로브 등은 우 후보가 보스턴 최초의 유색인종 선출직 당선자이면서 첫 여성 시장에 올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보스턴 도시 전통을 감안할 때 믿기지 않는 일이 일어난 것이다. 기적을 연출한 우 당선자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난 대만계 미국인이다. 대만 이민자 부모 슬하에서 자란 그는 미국 수학능력적성검사(SAT)에서 만점을 받은 수재 출신이다. 고등학교 졸업 때는 졸업생 대표로 거슈윈의 피아노곡 ‘랩소디인블루’를 연주할 만큼 예능에도 재능이 있었다. 이후 우 당선자는 하버드대학교 경제학과·하버드 로스쿨을 거치며 법조인으로 거듭 났고 보스턴에 정착했다.

우 당선자는 조현증에 걸린 모친을 돌보는 과정에서 여러 난제 속 미국 관료제의 한계에 염증을 느껴 법조인이 되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전해진다. 하버드대 재학 시절 교수였던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과 사제의 연을 맺은 걸 계기로 정치계에 발을 디딘 그는 2013년 2년 임기의 시의원에 당선했다. 역대 2번째로 보스턴 시의회에 입성한 여성이 된 우 당선자는 2019년까지 내리 4선을 한 뒤 첫 시장직 도전에서 덜컥 당선증을 손에 쥐었다.

우 당선자가 시민들에게 내민 공약은 단순하다. 그는 밑바닥 민생부터 챙겼다. 시장 선거 기간 치솟는 임대료 때문에 주거 불안이 심해진다며 ‘임대료 제한’ 정책 추진을 공약했고 대중교통 이용을 촉진하자며 대중교통 무료화도 제안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보스턴 그린뉴딜’ 정책 역시 호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2012년 결혼해 남편·아들 둘과 어머니(부모님은 이혼)를 모시고 보스턴에서 살고 있는 우 당선자는 “우리는 이 순간을 맞이할 준비가 돼 있다고 보스턴 구석구석을 돌며 얘기해왔다”며 “분명히 말씀드리고 싶다. 이것은 나의 비전이 아니라 우리의 비전”이라고 힘차게 외쳤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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