銀, 건전성 제고 고객유치 소극
금융당국은 "시장 가격" 뒷짐만
특히 금융당국이 은행에 대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예금잔액 대비 대출잔액 비율(예대율) 규제를 내년 3월까지 완화해주면서 은행들은 더 여유가 생겼다. 이미 완화된 규제 기준에 비해서는 예금을 많이 확보한 상황이어서다. 더구나 대출총량규제로 대출 잔액이 크게 늘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예금 금리를 얹어 주면서까지 수신 잔액을 늘릴 필요는 없는 상황이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결과적으로 내야 할 대출이자는 불어나는 반면, 받을 수 있는 이자는 줄면서 부담이 커지게 된 셈이다. 이런 상황이 오기까지 금융당국도 일조했지만 금융당국은 ‘시장이 형성한 가격’이라는 이유로 뒷짐만 지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3%대를 넘어선 반면, 저축성 예금 금리는 1%대에 그치고 있다. 예금과 대출 금리차는 2%대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예금금리에 비해 대출금리 상승세가 훨씬 가파른 탓이다.
올해 들어 가계대출 금리는 0.39%포인트가 올랐다. 반면 저축성 예금 금리는 0.26%포인트 오르는데 그쳤다. 상승폭만 놓고보면 대출금리 상승폭은 예금금리 상승폭의 1.5배 수준이다. 그만큼 금융소비자들은 이자를 더 내고, 덜 받게 된 셈이다.
예금 금리 상승이 더딘 이유는 은행들의 예금 유치 필요성이 없어서다. 금융당국의 대출 총량규제로 대출이 크게 늘지 않으면서 건전성도 크게 저해되지 않아 예금을 늘려야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은행 예대율만 보더라도 5대은행 대부분이 100% 미만으로, 예금 잔액이 대출 잔액보다 대부분 많다. 대출 여력이 그만큼 남아있다는 의미다.
당국의 건전성 규제 완화도 은행들의 예금 유치 필요성을 낮추고 있다. 특히 내년 3월까지 은행에 대한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를 완화해줬다. LCR비율은 향후 30일 동안 유출될 현금액에 대비한 고유동성자산의 비율이다. 여기서 고유동성자산은 고객 수신으로 유치하는 예금이나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이다. 기존에는 LCR 비율을 100% 이상으로 맞춰야 했지만, 코로나19로 자금 여력을 늘리라는 뜻에서 85%로 낮춰준 상황이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9월 말 기준 평균 LCR비율(잠정치)은 91.61% 수준으로, 완화된 규제에 비해서 안정적인 수준이다. 특히 일부 은행은 이미 LCR비율 100%도 넘어서있다. 그만큼 수신을 늘릴 필요성이 없다.
이런 현상은 높은 예대마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은행 실적은 높아지지만 금융소비자들은 대출 이자 부담만 커지는 상황이 됐다. 5대은행의 3분기 이자이익만 20조원을 훌쩍 넘겼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이자부담이 커진 데에는 금융당국의 규제가 영향을 줬지만, 당국은 ‘금리 결정은 시장의 몫’이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금리도 시장이 형성하는 가격인 만큼 과도한 개입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대출 이자를 올려야 증가를 억제할 수 있는 데다, 당장 대출이 늘지 않다 보니 예금 금리 인상 필요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은행들의 높은 예대마진은 당연히 금융당국의 규제 영향이라 할 수 있다”면서 “은행들로서는 과도한 이자이익으로 은행만 배불리고 있다는 부정적 시선만 거세지고 있어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