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대어’ 자회사 상장하는 LG화학·현대건설, 주가하락 재연될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11214010008404

글자크기

닫기

장수영 기자

승인 : 2021. 12. 14. 16:13

대형 자회사 상장하면 주가 급락
LG화학·현대건설 전망 엇갈려
clip20211214160939
‘대어급’ 자회사를 상장시킨 기업들의 ‘악몽’이 재연될 것인가. 올해 자회사 상장을 이룬 모회사의 대부분이 주가 하락을 겪었다. 투자심리가 상승재료를 지닌 자회사로 쏠리며 상대적으로 모기업이 소외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LG화학, 현대건설, 현대중공업지주, 이마트 등의 자회사도 기업공개(IPO)를 통해 증시 입성을 준비 중이다. 모회사의 주가도 수혜를 입을 거란 전망과 모회사의 주가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SK케미칼·SK이노·한국조선해양 자회사 상장 뒤 급락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오일뱅크 등이 내년에 차례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엔지니어링은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했고, 현대오일뱅크는 전날 상장예비심사신청서를 거래소에 접수했다.

이들 회사의 상장을 앞두고 모회사를 둔 회사의 주가에도 관심이 쏠린다. 자회사가 상장하면 모회사보다는 자회사에 투자하려는 투자자가 늘면서 모회사의 주가는 떨어진다. 반면 자회사의 주가 상승 등으로 모회사의 기업가치도 상승하면서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다.

SK케미칼 주가는 지난해 말 40만원대에서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을 앞두고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지난 3월 SK바이오사이언스의 상장 직후 주가가 6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4월 들어 20만원대에 진입한 주가는 현재 10만원대 중반을 맴돌고 있다.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상장한 SK이노베이션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배터리 분리막(LiBS) 사업 자회사로, 지난 5월 증시에 발을 들였다. 공모 당시 사상 최대 청약 증거금을 모으며 주목 받았다. 이 회사가 상장한 뒤 SK이노베이션은 3거래일 연속 떨어졌다.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 현대중공업의 상장을 앞두고 주가가 오른 뒤 현대중공업이 상장한 당일 주가가 11% 가까이 급락했다.

◇LG화학·현대건설의 주가는?
LG화학의 경우 지분 100%를 보유한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전망은 밝다. 우선 공모가 범위 기준 공모금액은 10조9255억~12조7500억원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국내 IPO 사상 ‘최대어’인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을 전망이다.

현대건설 또한 지분 38.62%를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예상 시가총액은 공모가 기준 6조~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주 가운데 가장 큰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 현대오일뱅크는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잡았다. 이외에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마트 자회사 SSG닷컴 등이 기업공개 절차를 밟고 있다.

증권가에선 LG화학에 대해 저평가된 다른 사업부문이 오히려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 LG에너지솔루션이 2차전지 사업 부문을 가져가면서 LG화학엔 소재사업과 화학, 생명과학사업 등이 남았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지소재부문의 높은 수익성과 비교그룹의 높은 밸류에이션 등을 고려하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이후 동사 전지소재의 가치가 본격적으로 부각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LG화학에는 단기적인 수급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수급이 2차전지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으로 쏠릴 수밖에 없어서다. 특히 2차전지 상장지수펀드(ETF)가 LG화학 대신 LG에너지솔루션을 담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을 하고, 신주발행과 지분 매각이 이뤄질 경우 현재 LG화학의 기업가치에 반영돼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의 비중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이에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결정 이후 주주들의 반발이 컸었다.

현대건설에 대해선 자회사 상장이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정의선 회장 지분에 대한 추가 구주매출이 단기에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장은 현대엔지니어링이 기대치보다 낮은 공모가 범위를 산정하면서 상장 의지가 높다고 해석하고 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엔지니어링의 상장 이후 실적 성장과 신사업 확대를 통한 점진적 기업가치 극대화가 기대되는 부분”이라며 “이에 따라 모회사인 현대건설 역시 자회사 가치 상승에 따른 밸류에이션 증가로 동반 주가 수혜가 나타나 리스크보다는 기회가 부각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수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