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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만한 국가재정운용 지속…정치적으로 독립된 감시기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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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훈 기자

승인 : 2021. 12. 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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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정정책학회, 17일 추계학술대회 개최
한국재정정책학회
17일 서울 서초구 한국지방세연구원에서 열린 2021년 한국재정정책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제공=한국재정정책학회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인구구조 변화와 탄소중립 추진 등 재정압박요인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단기적 재정운용 관점을 탈피해 재정준칙을 마련하고 독립적인 재정위원회의 설립이 필요하다는 경제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17일 한국지방세연구원에서 ‘뉴노멀시대, 재정질서의 재정립’이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재정정책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정성호 한국재정정보원 박사는 영국 등 선진국에 재정위원회가 설치돼 운영되고 있는 사례를 제시하면서, 재정준칙과 독립적 감시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정 박사는 “우리 정부도 재정준칙으로서 국가채무 및 재정수지 관리기준을 도입하고 있지만, 견고한 공공재정관리 시스템과 각종 통계 거버넌스가 구축돼야 재정위원회가 효율적으로 가동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완벽히 독립된 위원회가 예산과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법적인 지위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획재정부에 재정적 권한이 집중돼 있지만, 의회, 감사원, 국회예산정책처에 재정활동을 감독·통제할 권한이 실질적으로 부여돼 있지 않기 때문에, 재정준칙의 실효성 확보와 이행관리를 위한 수단 차원에서 독립 재정위원회를 설치하되, 영국의 모델(재정 및 경제전망, 재정의 지속가능성 분석 등)이 합리적”이라고 제시했다.

정 박사의 발표에 이날 참석자들도 공감을 표시했다. 김상호 광주과학기술원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건전성 회복 조치가 단행됐지만 최근 방만한 재정운영이 지속돼 국가재정의 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다”면서 “재정적자와 국가채무 한도를 제한하는 재정준칙을 도입하고 이를 감독할 재정위원회 설치가 필요해졌다”고 말했다.

김대철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도 “코로나19 위기로 인해 재정지출이 확대된 상황은 어쩔 수 없으나, 미래세대의 과도한 부담을 방지하고 재정이 경제 방어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으로 재정건전성을 제고할 필요성이 있다”며 “특히 다른 나라에서는 재정준칙을 법제화해 운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암묵적 지출준칙만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형 재정준칙이 법제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국회예산정책처 등의 한계로 인해 독립적인 재정위원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 소장 역시 “최근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재정 규모가 경쟁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 우려스럽다”며 “물가에 대해 책임을 지는 독립적인 ‘한국은행’이 존재하듯이 재정에 대해 책임을 지는 독립적인 재정위원회의 설치는 아마도 ‘건전한’ 재정운용의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첨언했다.

이어 그는 “다만 독립적인 재정위원회가 설립된다면 정치와 정권으로부터의 독립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라는 어려운 문제가 남아있지만, 아마도 모든 정부가 따라야 할 재정준칙을 마련할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학술대회를 개최한 김상철 한국재정정책학회 회장은 “재정건전성은 국가안보와 같이 정파적 입장을 떠나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라며 “재정건전성이 훼손될 경우 국가 신뢰도 하락이 초래돼 자본 유출로 인한 외환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이 치열한 국제경쟁에서 생존하고 선진 복지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식어버린 경제성장의 동력 회복과 함께 재정준칙의 엄격한 적용이 절실히 요구된다”며 “건전재정의 관리를 위해 정치가들이 나라의 살림을 좀먹지 못하도록 정파를 초월한 독립적인 재정위원회의 설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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