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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한겨울 암흑천지? 러ㆍ독 가스공급 중단→에너지 무기화 현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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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1. 12. 2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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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말-유럽 가스관 모습. /로이터 연합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천연가스의 주요 수송로 중 하나인 ‘야말-유럽 가스관’이 공급을 전격 중단하면서 유럽연합(EU)은 한겨울 더욱 매서운 한파에 직면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에너지를 무기화하지 않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언은 한낱 공염불에 지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21일(현지시간) 오전 러시아에서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 가스관이 가스 공급을 멈췄다고 로이터통신이 독일 에너지 운송기업 가스케이드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야말 가스관 정지 소식은 곧바로 시장에 영향을 미쳐 이날 유럽 내 가스 가격은 심리적 경계선인 1000㎥당 2000달러(약 239만원)선을 크게 웃돌며 역대 최고치를 작성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EU와 러시아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요 며칠 사이 꾸준히 우려됐던 일이 끝내 현실로 빚어지고 말았다. 이번 가스 공급 중단을 놓고 현지에서는 에너지를 무기화하지는 않겠다던 러시아의 입장이 달라진 것이라고 풀이한다. EU국가들과 업계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정치적 긴장 때문에 가스 공급을 보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야말 가스관 정지는 지난 18일부터 공급량이 급감하며 이상 조짐을 보였다. 17일 2680만㎥였던 수송량은 18일 520만㎥로 떨어진 뒤 20일에는 가스관 수송 용량(하루 8910만㎥)의 약 4.3% 수준인 380만㎥까지 곤두박질을 쳤다.

러시아 쪽에서도 심상치 않은 기류가 감지됐다.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스프롬은 앞선 경매에서 야말 가스관을 이용하는 21일자 수송물량을 예약하지 않았다. 내년 1월분 수송 물량도 수요 치에 한참 못 미친다. 가스프롬은 야말 가스관의 1월 용량을 21.6% 수준인 하루 1928만㎥만 예약한 상태로 전해졌다. 가스프롬은 10월부터 경매를 통한 월 단위 수송물량을 예약해왔다. 이번 달 들어서는 매일 경매로 물량을 정하고 있다.

전체 가스 수요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해온 EU로서는 한겨울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독일은 석유·천연가스 등 전체 연료 소비량의 9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올겨울 천연가스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이를 통한 전력 생산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즉 유럽 지역에 대규모 정전 사태마저 걱정되는 상황이다. 러시아 천연가스를 유럽에 독점 공급하고 있는 가스프롬은 일단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에너지를 무기화한다’는 의혹을 놓고 “쓰레기 같은 이야기”라며 언성을 높였지만 실제 일어나는 일은 정반대 양상이다. 에너지를 둘러싼 러시아의 몽니가 우크라이나와 연관돼 있다면 단시간 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힘들어 EU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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