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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께 대한민국-다시 뛰는 K방역 주역들 上] 코로나 3년차, 그래도 우린 ‘희망’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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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욱 기자 | 배정희 기자 | 박아람 기자 | 이유진 기자 | 이선영 기자

승인 : 2021. 12. 31.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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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후 2년 남짓 흘러…또 새해 맞아
'코로나 전쟁' 최일선 K방역 주역들…인력 부족에 병상없어 전전긍긍
"힘들었지만 보람됐던 그날들…그래서 우리에겐 희망이 있다"
해를 넘겨서도 낯선 바이러스가 인류를 공격하고 있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첫 발생한 지도 벌써 2년, 그후 일상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우리는 변화한 일상에 불편을 느끼고 아쉬움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 일상마저도 ‘그들’이 없었다면 존재할 수 없었다. 2022년 새해를 맞아 코로나19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K방역 주역’ 5인의 시선을 통해, ‘코로나 시대’를 점검하고 ‘일상회복의 희망’을 3편에 걸쳐 이야기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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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R(신속 유전자증폭 진단) 음성 확인서 미리 꺼내주세요.”

지난 12월 22일 오전 11시 40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프랑크푸르트발 여객기의 도착을 알리는 시그널이 뜨자 입국자 수속 업무를 맡은 공항 관계자들이 분주해졌다. 특별검역 지원을 나온 육군 장병들이 해외 입국자들을 맞았다.

마치 유령처럼 방호복을 입은 그들의 눈 앞으로 에펠탑 모형을 든 앳된 6~7살 남짓한 아이가 미소를 지었다. 해외 입국자들이 들어오는 첫 관문의 풍경은 긴장감 속에서도 평온한 일상이 교차하고 있었다.

◇코로나19 시대, 긴장과 일상이 공존하다=
다양한 인종의 행렬이 다다른 곳은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입국 심사대다. 사실상 이 곳을 지나면 입국 절차는 모두 끝이 난다. 입국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자, 박지성 심사관도 옷매무새를 다듬었다. 그는 지난 2020년 1월 인천공항으로 발령 받았다. 공교롭게도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첫 공식 확인된 그 무렵이다.

박 심사관은 출입국관리 심사원으로서 국내 입국자들의 체류 목적과 자격 등을 확인하고 최종 심사를 맡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업무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검역’이라는 주요 체크 항목이 더 생겼다. 박 심사관은 “해외 입국자들의 체류 자격과 목적이 일치한지 등을 면밀히 살펴 입국 승인 등을 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출입국관리국에서 검역담당 업무도 같이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 여행에 이어 복잡한 입국 수속 과정에서 짜증을 내는 이들도 있지만 박 심사관에게도 희열은 있었다. 공항 인근 격리시설의 통역업무 지원을 했을 때다. 박 심사관은 “격리자가 심장질환을 호소하는 위급 상황이 있었는데 통역을 해 구급대원을 불러 대처를 했다”면서 “격리자는 무사히 병원 치료를 받을 수 있었는데 힘든 업무 속에서도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박은정 경기 양주소방서 소방사도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현장에 투입됐다. 간호경력 10년의 박 소방사는 지난 2018년 7월 특채 임용됐다. 박 소방사는 지난 12월 18일 코로나19 확진 임산부가 구급차에서 아기를 출산하도록 도운 주인공이다. 병원을 못 구해 전전하다 아기를 받아낸 박 소방사의 모습이 영상을 통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과 동시에 생명의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아기 받은 구급대원·고립 환자의 귀가 된 간호사=
다행히 아기가 빨리 태어나 위기 상황을 넘기긴 했지만, 당시 상황은 아직 그의 마음 속에 여운을 남긴다. 그는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좋은 환경에서 아기를 낳을 수 있었을텐데, 위급 상황이 생긴 것 자체가 마음이 아팠다”면서 “극심한 고통을 겪었을 산모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지난 12월 20일 기준 코로나19 관련 업무에 직접 동원된 의료 인력(중복 포함)은 연인원 1만6859명에 달한다. 이 중 절반 가까운 7886명은 간호사다. 삼육서울병원 중등증환자병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서연 간호사도 그 중 한명이다.

김 간호사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투병하는 중등증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치료와 건강 회복을 위한 간호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김 간호사처럼 치료 지원에 나서는 간호사들은 때로는 환자들의 눈과 귀가 되기도 한다. 철저한 방역 시스템 안에서 고립된 이들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기 때문이다.

김 간호사도 70대 후반 한 확진자가 귀가 어두워 역학조사관과의 통화가 어려운 것을 보고 이를 도와준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긴 통화로 방호복 안이 흥건해지고 숨쉬기도 힘들었다. 그런데 역학조사관이 울먹이며 ‘간호사님이 아니었으면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을 거다. 감사하고 힘내라’라고 위로의 말을 해줬다”면서 “어떤 동질감 때문인지 말 한마디로 아주 큰 위로를 받았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재택치료전담관으로 일하는 조혜진 주무관은 재택치료자의 건강 상태를 살피고, 직접 물품을 전달하거나 민원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다. 지난 연말 오미크론 변이 영향 등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조 주무관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는 “최근 관악구 일일 신규 확진자가 100명씩 나오고 있다”면서 “재택치료자가 많아지는 상황이라 모니터링 할 때 전화 연결이 안 되면 계속 전화를 해야 하다 보니 업무가 더 버거워진다”고 토로했다.

K방역 최일선에 선 모든 이들이 느끼는 바지만 인력 한계는 조 주무관에게도 특히 아쉬운 부분이다. 그는 “급증하는 확진자 수에 비해 행정인력은 한정적이고, 기간제 채용을 하기도 하지만 부족 현상은 마찬가지”라면서 “충원도 국민 세금이 필요한 거라 힘들다는 것은 알지만 마치 ‘뫼비우스의 띠’처럼 인력 부족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는 “민원 전화 중에 답답하다는 호소도 많은데 그럴땐 위로의 말을 전해드린다”면서 “저 역시 구민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힘을 얻고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엿다.

불안한 ‘코로나 시대’에는 확인되지 않은 ‘괴담’이 대중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를 팩트체크하고 바로 잡아주거나, 정부의 방역 조치에 적절한 조언을 하는 전문가들의 역할도 막중하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더욱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 정 교수는 기자와 인터뷰하는 날도 방송국 출연과 코로나19 방역 관련 영상회의 등 6개의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코로나19 초창기 때 내가 만든 시스템이 돌아가는 걸 보면서 흐뭇했다”면서 “환자들이 최선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정부가 노력해야 한다”며 정부 책임론을 강조했다.

◇찬사는 사그라들지만…2022년 염원하는 ‘일상 회복’=
코로나19 확산세가 해를 넘기고, 지난해 연말 시도한 ‘일상 회복’도 주춤한 상태다. 한때 K방역 주역들에 주목하던 찬사도 사그라들고, 그들 역시도 지쳐가고 있다. 하지만 K방역 주역들은 2022년 새 희망을 이야기했다.

정 교수는 “올해 경구용 치료제가 나오면 코로나19 위기 국면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면서 “(경구용 치료제가) 진정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본다”며 희망 섞인 전망을 내놨다. 조 주무관은 “나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코로나19 이후 제 일상이 달라졌고 개인주의가 팽배해졌는데, 지인들과 함께하는 일상을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박 소방사는 “올해 병상 확보가 원활히 돼 응급환자 후송도 잘 해드리고 싶다”면서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쓰고 있는 만큼 ‘코로나19 종식’이라는 희망은 가까이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이승욱 기자
배정희 기자
박아람 기자
이유진 기자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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