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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를 키로 한다고? 상식 깬 ‘르브론과 난쟁이들’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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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2. 01. 0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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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브론 제임스(왼쪽)가 골밑에서 장신 수비수를 상대하고 있다. /AP 연합
농구는 키 큰 사람이 무조건 유리한 운동이다. 그러나 반드시 농구를 키로만 하는 건 아니다. 특히 요즘 북미프로농구(NBA) 트렌드가 그렇다.

카림 압둘-자바를 넘어 NBA 역대 최다 득점을 향해 가고 있는 경력 19년차 베테랑 르브론 제임스(38)는 지난 4일(한국시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전에서 올 시즌 세 번째 센터로 출전했다. 커리어 내내 스몰포워드가 주 포지션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변화다.

고전하던 레이커스를 일깨운 반전 카드

레이커스는 NBA 센터로 턱없이 작은 6피트8인치(203cm) 르브론을 중심에 세우고 그보다 더 작은 선수들로 라인업을 꾸렸다. 이렇게 되면 높이 즉 리바운드의 열세를 감당해야 한다. 올스타 빅맨 앤서니 데이비스(29)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어쩔 수 없이 내린 고육지책에 가깝다. 그런데 놀랍게도 레이커스는 르브론을 센터로 세운 뒤 5연패 사슬을 끊고 반전을 써내려가고 있다. 이후 4경기에서 3승 1패인데 이긴 3번이 모두 ‘르브론과 난쟁이들’의 작품이었다.

이른바 요즘 대세인 ‘스몰 라인업’이 효과를 발한 건 우연이 아니다. LA 지역신문 오렌지카운티 레지스터는 “데이비스가 복귀할 때까지 레이커스가 생존을 모색할 라인업 조정”이라면서도 경기적으로는 “센터 르브론이 들어서면서 생긴 추가 간격이 동료들에게 많은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분석했다.

다시 말해 빠르고 패싱력이 뛰어난 르브론이 가운데를 중심으로 외곽까지 폭넓게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공간이 많이 생기게 되고 이는 동료들의 편안한 슛 찬스와 연결된다는 것이다. 프랭크 보겔 레이커스 감독도 “이것이 르브론의 경기를 더 쉽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르브론은 안에서 몸싸움을 많이 하지 않으면서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더 많다”고 덧붙였다.

오프시즌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 후유증으로 시즌 초반 기대이하로 고전하던 레이커스(시즌 19승 19패)에 반전의 서막이 열리고 있다.

‘골밑’ 포기하고도 이기는 ‘스몰’ 시대

레이커스의 변화와 성공은 NBA 트렌드를 잘 따라간 결과물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6피트9인치(206cm) 단신 센터 키반 루니(26)를 가운데 두고 빠르고 움직임이 좋은 슈터 4명을 포진시켜 NBA 전체 승률 1위(28승 7패·0.800)를 질주하고 있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대표적인 예다.

2020년대 들어선 농구는 1990년대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확률 높은 2점슛에 의존하던 농구와는 결이 많이 달라졌음을 알 수 있다. 골밑(리바운드)을 포기하는 대신 40%에 육박하는 3점슛 성공률로 이득을 보는 농구가 스몰 라인업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스테픈 커리(32)를 앞세운 워리어스의 팀 3점슛 성공률은 꿈의 40%에 육박하는 37%에 달한다. 커리를 비롯한 앤드루 위긴스(27) 등 주전급 4명은 나란히 40%를 넘긴 상태다.

상대적으로 발이 느린 센터 농구로는 스몰 라인업을 감당하기가 버겁다. 공격 전개 시 선수들 간 공간 창출이 많아지면서 화려한 개인기에 이은 돌파 농구도 자주 연출되는데 이것이 흡사 ‘동네 농구’ 같은 인상을 심어주는 배경이기도 하다.

“르브론을 가운데에 두자. 그것은 쉬운 일”이라는 보겔 감독의 자신감엔 ‘스몰 농구’의 현 추세가 반영돼 있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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