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상장·글로벌화 통해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도약
한 대표가 주목한 포스트파라바이오틱스(사균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우리 식탁에 늘 오르는 김치만 해도 사균의 보고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 사균은 낯설다. 유산균이 대세인 탓도 있지만, 죽은 균이라는 ‘사균’ 어감도 소비자 친화적이지는 않아서다.
한 대표는 일본베름에 입사하면서 사균체를 알게 됐고, 사균체를 복용한 후 가족의 질환이 치유되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사균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 한 대표는 20일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인 천포창으로 고생하시던 할머니께서 사균체 제품을 드시고 쾌유하시는 것을 보고, 언젠가 사균체가 인정받는 날이 오겠다는 신념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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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표는 “생균은 흡수가 잘 되지 않지만, 사균체는 영양소처럼 흡수가 잘되고 항원항체 반응으로 백혈구나 대식세포, 호중구를 활성화해 면역력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바이오틱스에 비해 사균체는 7조5000억마리까지 섭취가 가능하다”며 “사균체라 안전하기 때문에 다량 섭취가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균체의 효능효과는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아토피 피부염 동물실험모델에서 사균체를 사용할 경우 프로바이오틱스보다 염증성 사이토카인 수치가 최대 5배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사균체 시장은 유산균(생균) 시장 성장과 궤를 함께 한다. 2000년대 들어 SCI논문만 100여편이 넘게 발표되면서 연구·투자·시장확대를 통해 양적·질적 팽창을 이어가고 있다. 일본만 해도 전체 유산균 시장이 10조원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사균체 시장만 3조~4조원에 달한다.
정체된 유산균 시장과 달리, 사균체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부상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진출도 이전보다 활발해졌다. 하지만 한국베름의 10년 내공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 국산화 첫기업이자, 1g당 7조5000억마리를 담아내는 한국베름의 기술력에는 한참 못미친다. 연구자 중심 임상을 통해 10편이 넘는 SCI논문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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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베름은 국내 주요 대학 및 대학병원과 마이크로바이옴 관련 과민성장증후군, 슈퍼박테리아 항박테리아 효과 연구에 나섰다. 3개 대학병원과는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등 신약개발을 포함해 5건의 연구가 진행중이다. 마이크로바이옴 화장품 개발 허브 구축 사업 주관기관으로 참여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균체를 활용한 반려동물제품도 관련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국내는 물론 중국시장에서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한 대표는 “반려동물 제품은 비교적 고가이지만 효과가 확실해서 잘 팔린다”면서 “중국시장을 포함해서 300만달러 수출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10년의 출발선에 선 한국베름은 포스트바이오틱스의 새싹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위해 가치성장을 모토로 내걸었다. 로고변경, 사옥이전 추진, 글로벌식품박람회 참가를 통한 글로벌화에 더해 주식시장 상장 준비에도 나설 계획이다. 한 대표는 “지금까지 포스트파라바이오틱스의 국산화를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식품부터 제약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마이크로바이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