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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정부는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 주재로 ‘제3차 우크라이나 사태 비상대응 TF 회의를 합동 개최하고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는 한편 대응방안도 마련했다. 최근 우크라이나 인근 러시아-서방국가 간 병력증강 및 군사훈련 강화·주요국 대사관 철수 명령 등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 국제 시장은 물론 우리나라 시장도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4일(현지시간) 현재 배럴당 95달러를 돌파했다. 2014년 하반기 이후 7년 5개월여만에 최고치다. 조만간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파다해졌다. 우리나라는 원유 수입을 100% 대외에 의존하기 때문에 유가 급등은 고스란히 휘발유·경유 등 국내 물가 상승에 반영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년동월대비 4.1% 상승하면서 9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대내외 정세가 불안해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자 원·달러 환율도 치솟았다. 올 들어 1200원대를 돌파한 뒤 1190원대에서 숨고르기 장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태가 고조되면서 다시 1200원대 돌파를 목전에 둔 형국이다. 이날도 1199.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도 폭락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3000포인트를 넘어선 적이 없다. 연초 2988.77에 마감했던 코스피지수는 이달 들어 2600선까지 내려와 이날 2676.54에 장을 마쳤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2.35%를 나타내면서 2014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일촉즉발인 상황에서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40년 만에 최고치인 7.5%를 기록하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긴축정책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돼 고유가·고환율·고금리·코스피 하락 현상은 가중되고 있다. 연준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한 번에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것(빅 스텝)이라는 전망이 파다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정부는 이날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적 충돌과 그에 따른 주요 서방국의 강도 높은 제재 및 맞대응이 현실화돼 실물경제 및 금융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이 크게 확산되는 경우에 대한 비상조치 계획을 점검하고 고도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만일의 사태에도 즉각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기관별 행동계획(Action Plan)을 구체화하고 보완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비상대응 TF 중심으로 주요지표 동향 및 대응조치 상황 일일점검체계를 가동한다.
또 현지기업 및 중소·중견 수출기업 지원을 위해 핫라인을 구축하고 온·오프라인으로 애로사항을 지원하기로 했다. 유사시 철도 운송 대체방안(항공·해운) 및 기업인 안전대책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수출·수주기업 등 중심으로 수출 및 자금애로 현황을 중점 점검하고, 필요시 관계기관 합동 지원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공급망 차질에 대비하기 위해선 원자재·에너지·곡물 등 주요 품목의 물량을 사전확보하고 국내 생산 확대, 수입 다변화 등 수급 불안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업계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가스는 추가구매하거나 물량교환, 원유는 비상계획을 점검하고, 유연탄은 발전사 간 공조·재고관리에 나선다. 곡물은 정책자금 금리인하, 사료원료 배합비중 조정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향후 정세불안이 더욱 심화될 경우 원자재 등 공급망 차질, 실물경제 회복세 제약,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며 “정부는 그간 면밀한 모니터링을 토대로 시나리오별 경제적 영향에 대비해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종합적인 대응계획을 마련했으며, 관계부처 협업을 통해 후속조치를 더욱 구체화하고 이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