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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실적에 ‘어깨 으쓱한’ 금융지주계 증권사…몸값 제일 오른 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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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기자

승인 : 2022. 02. 16. 17:05

신한금투, 순이익 107% 급증
NH투자증권은 그룹 내 비중 ↑
올해 업황 둔화…IB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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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계 증권사들이 지난해 호실적에 힘입어 그룹 내 입지가 강화되고 있다. 업황 호조에 실적 기여도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다만 하나금융투자는 전년보다 하락한 모습이었다. 올해는 업황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그룹 내 ‘효자’ 자리를 두고 다시금 계열사 간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NH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2조3532억원이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거래대금 둔화 등 비우호적 환경에도 최대 실적 기록을 세웠다.

증가율이 가장 가파른 곳은 신한금융투자다. 지난해 3208억원을 벌어들였는데 전년 대비 107.2% 증가한 수준이다. 증권수탁수수료 및 기업금융(IB) 관련 수수료가 증가한 영향이다.

이어 NH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61.5% 증가한 9315억원이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창사 이래 첫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 브로커리지, IB, 운용 손익 등 각 사업부문이 고루 성장했다.

KB증권도 당기순이익이 39.6% 늘어 5943억원을 달성했다. 주식시장 호황과 대형 기업공개(IPO) 딜 확대 등으로 순수수료이익이 크게 늘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순이익 5066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IB, 운용 수익 등에서 우수한 성과를 보이면서다.

금융지주계 증권사들이 모두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비은행 계열사임에도 실적 잔치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증권사 순익 비중을 살펴보면 NH투자증권은 전년 14.4%에서 지난해 약 20%까지 끌어올렸다.

NH투자증권은 은행과 함께 순이익의 많은 비중을 책임지면서 비은행 자회사 인수합병(M&A)의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농협금융이 과거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한 뒤 NH투자증권은 그룹의 확실한 캐시카우로 자리 잡았다.

신한금융투자는 4.5%에서 8%까지 높아졌고, KB증권도 12.3%에서 13.5%로 소폭 늘었다. 반면 하나금융투자는 역대 최대 실적에도 은행 등 다른 자회사의 실적이 더 많이 증가하며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는 전년보다 감소했다.

지난해까지 계속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의 영향으로 맏형 은행과 증권사가 금융지주들의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증권사의 실적은 먹구름이 드리울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투자심리 위축으로 거래대금이 감소했고, 브로커리지 수익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증권사가 5곳이나 나온 배경엔 주식투자 열풍이 있었던 만큼 올해 감소세는 불가피하다.

또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증권사들의 채권평가손익 악화도 점쳐진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과 긴축 가속화 우려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IB 부문의 성과에 따라 실적이 가려질 전망이다 .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악화된 투자심리와 감소된 유동성으로 인해 거래대금 관련 모멘텀이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렵다”며 “해외 딜 및 구조화 금융 등 IB 부문의 성장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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