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벌었지만…상장 피하긴 어려워
"기존주주에 추가 권한부여 등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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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SK온은 증시 상장 계획이 없다며 부정적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프리 IPO흥행을 위해선 상장 확약이 필요하다. 재무적 투자자(FI) 입장에서 IPO를 약정해야 자금을 회수할 방안이 다양해지고, 리스크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을 확약하지 않는다면 FI가 경영에 개입할 여지를 줄 가능성도 있다. SK온은 지분 10%가량을 FI에게 매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상장 조건을 확약하지 않는다면 또 다른 방향으로 풋옵션을 걸거나, 사외이사 추천권 등 경영 참여 권한을 줘야 투자 가치가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결국 프리 IPO로 시간을 벌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증시 상장을 피하긴 어렵다는게 시장 분석이다. 따라서 SK이노베이션 소액주주를 배려할 수 있도록 기존 주주에게 자회사 신주인수권을 부여하는 등의 근본적 방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16일 IB업계에 따르면 SK온의 프리 IPO에 다수의 글로벌 사모펀드들이 예비입찰에 응찰하면서 흥행 조짐을 보였으나, 조건이 시장 예상보다 투자자들에게 불리하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SK온은 보통주로 지분 10%가량을 내놓을 예정인데, 상장 계획이 당분간 없다고 밝힌 터라 리스크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시각에서다.
SK온은 SK이노베이션이 물적 분할해 설립한 2차전지 사업 전문 자회사다.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투자가 필요한 만큼 대규모 자금 수혈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도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미 분할 당시 유동자산 절반 이상(1조2387억원)을 SK온에 몰아줬기 때문이다.
이에 SK온은 외부 자금 유치로 눈을 돌렸다. 가장 흔한 방법이 증시 상장이지만, 이는 SK이노베이션 주주 반발에 부딪혔다. SK이노베이션 투자자들은 배터리 사업 가치를 보고 투자했는데, SK온이 별도로 상장해버리면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가 급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쪼개기 상장’ 논란에 부정적 여론이 커지자 SK이노베이션은 SK온 물적분할 결정 당시 당분간 상장 계획이 없다며 투자자를 달랬다. 여기서 강구한 방안이 프리IPO다. 재무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지분을 매각해 자금을 유치하는 방법이다. SK온은 지분 10%가량을 공개하고, 3조원가량의 자금을 유치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프리IPO는 보통 수년 내 증시 상장을 조건으로 내거는 경우가 많다. 재무적 투자자의 경우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는 만큼 증시 상장 등으로 자금 회수방안을 확정해야 리스크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자들은 프리 IPO가 사실상 증시 상장 포석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SK온 관계자는 “현재 프리IPO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진행 중이지만, 상장은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은 변함없다”고 밝혔다.
만약 SK이노베이션이 약속한 대로 SK온 상장 확약을 하지 않는다면, 재무적 투자자들이 본입찰까지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SK온은 이번 프리 IPO를 보통주 발행 방식으로 진행 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자금 회수뿐만 아니라 배당 수익률 등에서도 투자 가치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상장 조건이 없다면 사외이사 추천권 등 자금 회수 방안을 포함한 풋옵션을 추가할 가능성이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FI들이 확실한 엑시트(자금회수) 방안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대규모 투자를 망설이게 될 것”이라며 “SK온도 마찬가지로 사외이사 추천 등 경영참여 등의 조건을 더 내걸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