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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물적분할’ 날벼락 LS일렉트릭, 투자자 신뢰 되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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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승인 : 2022. 02. 21. 08:17

증명사진
이가영 산업부 기자
요즘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물적분할입니다. 물적분할은 모회사가 특정 사업부를 떼어내 신설회사로 만들고, 신설회사의 주식은 모두 모회사가 소유해 지배권을 행사하는 기업 분할의 한 방식입니다. 과거 기업의 전문성을 높이고 인수합병을 쉽게 하고자 도입됐지만 모회사의 지배력만 강해진다는 점, 물적분할 후 모회사의 기업가치가 떨어진다는 점 등에서 주주들의 반발이 지속 제기돼 왔습니다.

투자자가 분할 전 회사의 지분 50% 보유했다면 물적분할 후에도 여전히 존속회사의 지분만 50% 보유하게 됩니다. 문제는 떼어내는 사업부가 존속회사의 알짜 사업이거나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래 사업일 경우입니다. 이 가능성을 믿고 존속회사에 투자했던 주주들은 주가하락 등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 입니다.

최근 LG화학, SK이노베이션, 포스코 등이 물적분할에 따른 주가 하락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LS일렉트릭(ELECTRIC) 또한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됐습니다. 지난 8일 LS일렉트릭이 친환경차 핵심 부품인 ‘EV릴레이’ 사업을 물적분할, LS이모빌리티솔루션(가칭)을 신설하기로 결정하면서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건데요.

당시 4만8950원이었던 LS일렉트릭의 주가는 18일 4만1850원에 장을 마감해, 8거래일 만에 무려 14.5%(7100원)가 증발됐습니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1조4685억원에서 1조2555억원으로 2130억원이나 줄었습니다. 분할하는 사업이 성장 잠재력이 큰 사업인데다, 이를 떼어내 새로 만드는 회사가 차후 상장될 거라는 주주들의 우려가 더해지면서 매도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회사는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단순히 시기가 겹친 것뿐인데 최근 물적분할 이슈가 많다 보니 투자자들이 오해하는 거 같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이어 신설법인의 상장 계획이 없다고도 해명했습니다. 아울러 EV릴레이 사업이 매출의 2% 수준이라 물적분할 이슈가 불거진 대기업들과는 경우가 다르다고도 이야기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불신은 사그라들지 않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크고 늘고 있는 만큼 EV릴레이의 기업공개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우려입니다. 이에 투자자들이 자주 드나드는 종목게시판에는 물적분할을 철회하라는 게시글이 자주 올라오고, 다음 달 예정된 주주총회에 직접 참석해 반대표를 행사하겠다는 움직임도 눈에 띕니다.

사실 LS일렉트릭은 주가 부양책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LS일렉트릭의 기존 사업들은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둘 만큼 탄탄하지만 주가는 계속 하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0여 년 전인 2012년 2월 26일 6만4800만원이었던 LS일렉트릭 주가는 2018년 9월 14일 7만8300원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현재는 이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수준입니다.

회사를 믿고 투자했던 소액주주들 입장에서는 지지부진한 주가도 답답한데 물적분할 이슈까지 등장하며 분통이 터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LS일렉트릭은 주가 부양책과 관련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는데요. 과연 소액주주들의 우려를 잠재울 만한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을지 면밀히 지켜봐야겠습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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