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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조건부 승인’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무형자산 디스카운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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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영 기자

승인 : 2022. 02. 2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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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홍 사장 출석해 진정성 전달
공정위, 공급 유지 등 조건 걸어
물류 시스템 고도화 등 과제
"해외지역 경쟁당국 승인 최선
이행감시위, 경영자율성 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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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공항의 슬롯은 항공사의 무형 자산인데…”

시간당 가능한 비행기의 이착륙 횟수를 의미하는 ‘슬롯’과 정부가 항공사에 배분한 운항 권리인 ‘운수권’은 항공사의 무형 자산으로 분류된다. 항공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중요한 자산인 만큼 슬롯과 운수권은 항공사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수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의 승인 조건으로 해외공항 슬롯 이전 등의 조건을 내걸면서 항공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공정위 전원회의에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이 직접 참석해 의견을 피력했음에도 만족하기에는 아쉬운 결론이 나왔다는 점도 아쉽다는 시각이다. 해외 항공사와의 경쟁을 위해 필수적인 슬롯이나 운수권 등에 대해서는 공정위가 한 발 양보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와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시너지 창출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여전히 해외 경쟁 당국의 승인 절차가 남아있다는 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22일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을 승인했다. 다만 항공업계는 이번 공정위의 결정에 대해 항공사의 통합 시너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비치고 있다. 공정위가 내건 ‘조건’ 때문이다.

공정위는 해외공항 슬롯 이전, 운임인상 제한, 공급량 유지, 서비스 품질 유지, 마일리지 제도 유지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이번 기업결합 승인을 위해 대한항공에서는 우 사장이 적집 전원회의에 출석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법무법인에서 대신 출석하는 것과 달리 경영진이 직접 출석하면서 진정성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다.

공정위가 조치한 해외공항 슬롯 이전은 결합 후 뉴욕, 파리, 제주 등 일부 노선의 슬롯과 운수권을 다른 항공사에 이전하고, 운임 인상을 제한해야 한다는 얘기다. 슬롯과 운수권 이전은 항공사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에 우 사장은 전원회의에서 해외공항의 슬롯이 항공사의 중요한 무형 자산이라는 점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채 이전할 경우 항공사의 손실로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뉴욕, 런던, 프랑크푸릍, 파리, 시드니 등 해외 주요 공항에서의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슬롯 점유율은 0.2~0.5% 수준에 불과하다. 공정위는 신규 진입 항공사가 이전·매각 등을 요청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는 거절하지 못하도록 했는데, 통합 대한항공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노선별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공급 좌석수 미만으로 축소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도 조건으로 내걸었다. 다만 대한항공에서는 현재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장기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최소 공급량을 지정하는 것은 향후 공급 과잉으로 이어져 비용 증가를 야기할 것으로 우려했다. 공급좌석수를 제한하는 것이 향후 가격 하락과 경쟁사 퇴출, 신규 진입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지난 2019년 대비 국제선 공급석의 92%, 수요 97%가 감소하는 등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급감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공정위의 조건처럼 2019년 기준 공급량을 유지할 경우 초과 공급률은 11.6배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항공은 운임인상 제한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기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여객사업에서 연간 합산 3조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2019년 공급을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1조5000억원의 적자가 추가로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다. 공정위는 이같은 대한항공의 의견을 일부 반영해 시정조치를 유지하되, 2019년 기준 수요가 회복되지 않을 경우 의무 내용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항공업의 재건을 위해서는 우선 코로나19로 둔화된 수요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단순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해외 항공사 대비 경쟁력 확보도 과제로 꼽힌다. 물류 시스템 고도화와 통합 항공사 고객 서비스 강화 등도 통합 대한항공이 직면한 과제다.

대한항공은 “이번 공정위의 결정을 수용하며 향후 해외지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외생변수에 영향을 받는 항공산업에 대한 시의적절한 대응이 필요하지만 이행감시위원회의 존재가 항공사의 경영자율성을 떨어뜨리고 통합시너지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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