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러시아 대립 격화땐 수출 직격탄
"성장률 목표치·물가 전망치 조정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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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2020년=100 기준)포인트로 전년동기대비 3.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가 5개월 이상 3%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3%대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약 10년 만이다.
문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충격이 본격화하는 3월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0%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4%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11년 12월(4.2%) 이후 10년여 동안 나타난 적이 없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곡물 가격 급등세가 국내에 전달되면 4%대 물가 상승이 현실화 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국내로 들여오는 원유인 두바이유 현물 가격(싱가포르 거래소)은 4일 기준 배럴당 108.84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90달러 안팎이었음을 고려하면 20% 급등한 수치다.
동북아 지역 LNG 가격 지표인 JKM은 같은 기간 100만BTU(열량단위) 당 25달러 선에서 38.65달러(4일 종가)로 50% 이상 급등했다. 밀 가격 역시 같은 기간 50% 안팎 올랐다. 최근엔 쌀 등 여타 곡물가격까지 오르는 추세다.
유가나 곡물가격은 다른 상품·서비스의 원재료가 된다는 점에서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이다. 정부는 올해 물가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이면서 2.2% 오를 것으로 봤지만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전망치를 3.1%로 끌어올렸다. 한은의 전망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전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시점에선 상승률이 좀 더 상향조정됐을 가능성이 크다.
이에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에 타격을 줄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서방과 러시아 간 보복의 악순환으로 이어져 전 세계 교역량을 위축시킬 경우 수출 주도의 한국 경제가 받는 충격이 다른 나라보다 더 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3.1%, 3.0%를 내놓고 있지만 2%대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 상승률은 최소 3% 이상으로, 경제 성장률은 2%대 후반으로 낮아지는 상황으로 본다”면서 “정부가 지난해 말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성장률 목표치와 물가 전망치는 바꿔야 할 국면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물가는 오르는데 성장률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고물가 속 경기둔화) 발생 가능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성장률이 2%대 초반까지 떨어지고 물가가 4% 정도 나오면 우리나라에도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올 수 있다”면서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을 맞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급망 등 문제 때문에 안 그래도 전 세계적으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나왔는데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면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현대경제연구원도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한국 경제가 슬로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슬로플레이션이란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되는 상황 속에서 물가 상승이 나타나는 것을 뜻하는 용어로, 스태그플레이션과 비슷하지만 그보다 경기 하강의 강도가 약할 때 쓰이는 말이다.
연구원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세계의 대러 제재 등 영향으로 한국의 수출 경기가 하강하고, 원자재 수입이 증가하며 경상수지가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국내 물가가 상승 압력을 강하게 받으면서 소비·투자 심리를 위축시켜 내수시장이 침체할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