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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정치권력 충돌… ‘문재인-윤석열 회동’ 전격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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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현빈 기자

승인 : 2022. 03. 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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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실무 협의 마무리 안 돼 회동일정 다시 잡기로"
윤석열 측 "일정 연기 이유, 합의에 따라 밝히지 못해"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문제와 '인사권' 논란에서 입장차 보인 듯
"회동 무산 아냐, 시간 달라"
출근하는 윤석열 당선인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에서 하기로 했던 오찬 회동이 무산된 16일 윤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당선인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신·구 정치권력이 정면충돌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이 16일 하기로 했던 오찬 회동이 전격 무산되면서 일정이 다시 조율될 예정이다. 원활한 인수인계를 위해 약속했던 양측 간 ‘협력’ 기조에도 금이 간 모양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실무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회동 일정을 다시 잡기로 했다”며 “실무 차원에서의 협의는 계속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양측이 회동에 앞서 논의 테이블에 올릴 쟁점 사안을 세밀하게 조율하지 못했다는 뜻으로 읽힌다. 윤 당선인 측도 서로 간 합의가 마무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회동이 무산된 이유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회동) 일정을 미루기로 한 이유에 대해서는 양측 합의에 따라 밝히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회동 실무협의는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이 진행해왔다.

회동이 최종 무산된 민감한 사안은 바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와 ‘인사권’에 대한 갈등 때문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이번 회동을 두고 이 전 대통령의 사면 문제가 중점적으로 거론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만큼 이와 관련해 청와대 측의 고민이 컸을 것이라는 뜻이다. 한 번의 회동으로 사면 여부를 결정하기엔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진영 대립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 문제도 추가되면서 사면을 신·구 세력 간 주고받기식 정치 거래로 볼 수 있다는 부담감도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단시간 내 사면 문제를 결정하기엔 협의할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도 회동 무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회동 무산 아냐… 시간을 더 달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공기관 인사권 논란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임기말 진행되고 있는 청와대의 공공기관 인사 단행이 ‘고위직 알박기’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윤 당선인 측은 인사권을 서로 협의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문재인정부의 임기가 5월 9일까지고, 임기 내 인사권 행사는 당연하다”고 일축했다.

그 외에도 윤 당선인 측이 주장하는 민정수석실 폐지 문제에 대해서도 양측은 대립각을 세웠을 가능성이 있다. 윤 당선인 측은 민정수식설이 국민 신상 털기 등에 악용됐다며 폐지 필요성을 제기했으나,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 정부에서 하지 않았던 일을 민정수석실의 폐지 근거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박했다.

윤 당선인 측 핵심관계자는 이날 회동 무산 이유가 이 전 대통령 사면 문제 때문이었느냐는 질의에 “사면 결정 권한은 대통령에 있기 때문에 그 문제로 충돌하는 건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공개된 내용을 논의하기엔 시간이 너무 촉박한 상황이었다”면서 “시간을 좀 주시라”고 말했다. 그는 “회동이 무산된 게 아니라 실무협의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이라면서 “상호간 시간을 더 갖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현직 대통령과 당선인 간 회동이 불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원활한 정권 이양 작업에 상호 협력하겠다는 양측의 의지가 비틀어지면서 협치를 내걸었던 윤 당선인의 국정 운영 구상도 출범 전부터 어려움을 겪게 됐다.
천현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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