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중국과 마찬가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모범국이라는 찬사를 받아온 대만이 언제 그랬냐는 듯 휘청거리고 있다. 지난 2년여 가까운 세월 동안 잘 나가다가 지난 2월 초순 이후 코로나19의 창궐로 완전 쑥대밭이 돼버린 홍콩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 경우 대만 역시 엄청난 경제 및 사회작 손실을 기록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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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수도 타이베이(臺北) 시내에 소재한 시장의 10일 풍경. 상인과 고객을 막론하고 모두들 마스크로 무장하고 있다./제공=CNS.
심각한 상황은 역시 감염자 수가 잘 말해준다고 할 수 있다. 반관영 통신 중국신문(CNS)을 비롯한 중국 언론의 10일 보도를 종합하면 7일부터 3일 연속 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세자릿수 감염자가 지난 2년 동안 가뭄에 콩 나듯 했다는 사실을 감안할 경우 상당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외국계 의료 회사에 다니는 베이징의 대만인 왕훙란(王宏嵐) 씨가 “솔직히 500명대 수준의 감염자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의 현실과 비교해보면 새발의 피라고 해도 좋다. 무시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의 방역 성과를 상기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대만의 친척들이 엄청나게 불안해 하고 있다”면서 우려를 나타내는 것은 충분히 이해의 소지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최근 가족과 함께 식사를 했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14일 격리 중에 있다는 사실 역시 상황이 간단치 않다는 사실을 웅변하지 않나 싶다. 아마도 가족 중 한명이 확진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방역 매뉴얼에 따라 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차이 총통의 정확한 상태는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확진은 아니라는 것이 대만 언론의 전언이다. 하지만 방역 상황이 위태롭다는 사실을 말해주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상황이 심각한 양상을 보이자 대만 보건 당국은 ‘위드 코로나’를 지향하던 자세에서 선회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이는 천스중(陳時中) 위생복리부장이 최근 “제로 코로나를 바라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제로 코로나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노력해 나갈 계획으로도 있다”고 밝힌 사실을 상기해도 잘 알 수 있다.
행동으로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선 대만에 입경하는 이들의 격리 기간을 10일에서 7일로 단축하려던 계획과 마스크 착용 완화 정책을 유보한 조치를 꼽을 수 있다. 룸살롱과 카바레를 비롯해 가라오케, 주점, 클럽, 디스코텍 등 8대 특수 업종 장소에 출입하는 손님과 종업원들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의무화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대만 역시 중국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성패의 기로에 서 있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