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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예견된 먹구름…은행계 증권사 실적 급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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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기자

승인 : 2022. 04. 24. 17:02

실적 발표 증권사, 전년比 40%↓
브로커리지 수익 줄자 순익 급감
금리 상승에 채권 평가손실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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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 비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되면서 예견된 실적 부진이 현실로 이어졌다. 먼저 실적을 발표한 은행계 증권사들을 통해서다. 대부분 전년 동기 대비 이익 규모가 반토막 가까이 났다. 위탁 매매(브로커리지) 수익이 줄어든 영향이다. 기업금융(IB) 부문은 선방했지만 증권업황에 회복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은행계 증권사 네 곳(NH투자증권·KB증권·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평균 39.8% 감소했다. 가장 감소 폭이 큰 곳은 NH투자증권으로 지난해 1분기 2575억원에서 1024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비교적 적게 줄어든 곳은 하나금융투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8% 감소했다.

증권사들의 그룹 내 당기순이익 기준 이익 기여도도 줄었다. NH투자증권은 19%에서 8.1%로 1분기 그룹 내 순이익 비중이 급감했다. KB증권도 지난해 1분기 순이익 비중이 17.4%에 달했지만 7.9%로 쪼그라들었다. 신한금융투자는 14.1%에서 7.5%, 하나금융투자는 16.4%에서 13.2%로 비중이 작아졌다.

증권사 실적이 부진한 이유는 투자심리가 악화되면서 수수료 수익이 줄고 금리 상승으로 인한 채권운용 손실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국내증시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7739억원으로 전년 동기(33조3505억원) 대비 40.7% 급감했다. 직전 분기(22조7201억원)와 비교해도 13% 줄었다. 금리 상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이슈로 증시가 출렁이자 개인 투자자들도 시장에서 이탈했다.

또 금리가 급상승하면서 채권운용 손실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 1.86%였던 국고채 3년물 금리는 3월말 2.66%까지 높아졌다. 특히 3월부터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이달 22일에는 2.97%를 기록했다. 지난 11일에는 최고 3.19%를 기록하며 한 달 만에 100bp(1bp=0.01%포인트) 급등하기도 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채권은 원금과 이자가 보장돼 만기 때까지 현금흐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수록 채권 가격은 떨어져 평가 손실이 발생한다.

NH투자증권도 브로커리지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9% 하락한 가운데 해외 채권 관련 대규모 손실 발생하면서 순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운용 및 이자관련 수지는 전년 동기 대비 73.6%나 급감한 81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IB부문은 대부분 선방했다. NH투자증권의 IB 수수료수익은 86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7.3% 늘었으나,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기업공개(IPO) 딜 감소로 7.9% 줄었다. 채무보증 수수료가 증가하면서 다른 사업부문에 비해 선방한 모습이다.

KB증권 역시 IB 수수료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1% 증가한 1428억원을 기록했다. 채권발행시장(DCM), 주식발행시장(ECM), 인수금융 등에서 견조한 성과를 낸 덕분이다. KB증권은 1분기 LG에너지솔루션 IPO 대표주관과 대우건설, 두산공작기계 인수금융 등 대형 딜을 맡았다. 신한금융투자의 IB 수수료 수익 역시 전년 1분기 367억원에서 957억원으로 160.5% 급증했다.

실적 감소가 예견된 상황인 만큼 앞으로 실적 발표를 앞둔 증권사들의 전망도 좋진 않다. 시장전문가들은 당장 증권업황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가 오르면서 유동성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서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자본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요건을 확인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증시 유동성이 풍부하다곤 하지만 거래대금이 늘지 않는 이상 본격적인 투자심리 회복을 기대하기엔 요원하다”고 설명했다.
장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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