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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투고타저는 우리나라 프로야구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더 심한 투고타저에 허덕이고 있다. 2022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맞이한 보편적 지명타자(DH)제가 무색할 정도다.
‘악몽의 4월’과 홈런율
메이저리그 팀들은 4월 경기당 평균 4.0득점으로 1981년 이후 한 달간 가장 낮은 평균득점을 기록했다. 꼭 1년 전보다 팀당 0.26점이나 빠졌다.
뿐만 아니다. 4월 리그 전체 타율 0.231은 MLB 역사상 가장 낮았고 OPS(출루율+장타율) 0.675는 1968년 이후 최저치다. 40년 만에 가장 적은 경기당 득점이자 50년 이상에 걸친 최악의 OPS였다. 이런 추세는 5월도 별반 다르지 않은 흐름이다. 각 팀마다 주전 라인업을 보면 너나할 것 없이 2할대 초반에서 1할대에 머무는 타자들이 즐비하다.
내셔널리그(NL) 투수들이 지난 시즌 올린 역대 가장 낮은 타율 0.110을 방망이 잘 치는 지명타자들로 바꾸고도 참담한 결과를 손에 쥐었다는 데 관계자들은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장타를 잃어버린 탓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사실 지난 4번의 풀 시즌을 보면 4월 동안 벌어지는 타율 하락은 야구에서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조금 다른데 공격을 죽인 것은 야구의 홈런율 감소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4월 홈런율은 36%에 불과하다. 2015년 이후 4월 중 가장 낮다. 빅리그 타자들이 역대 가장 많은 홈런을 친 해는 2019년이었다. 그해 4월 동안 나온 득점의 43.5%가 홈런을 통해 만들어졌다. 그것이 불과 3년 만에 큰 폭으로 하락했다.
내야수 겸 포수인 패트릭 위즈덤(31·시카고 컵스)는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과 인터뷰에서 “지표를 보면 뭔가가 달라졌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세게 때린 공이 많이 잡히고 있다”고 말했다. 잘 맞은 타구가 생각보다 뻗어나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그 결과 시즌 첫 달은 2015년 이후 팀당 홈런이 1개를 넘지 못했다. 2015년 0.91이던 팀당 홈런 수는 2016년 1.05개, 2017년 1.17개로 늘었고 2021년에는 1.14개를 기록했다. 그리고 정확히 6년 뒤 0.91개로 돌아왔다.
진짜로 ‘야구공’이 달라졌어요
주된 원인은 공의 무브먼트(움직임)이다. 한국프로야구 타자들이 스트라이크 존 확대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면 미국은 달라진 공의 움직임에 직격탄을 맞았다.
메이저리그 통계상 대개 홈런은 102~105마일의 타구 속도와 27~29도 사이 발사 각도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 2015년 스탯캐스트가 도입된 이래 대부분 홈런은 평균 103.6마일(약 167km) 타구 속도로 399.7피트(약 122m) 거리를 이동했다.
이전 시즌까지 이 기준에 부합하는 타구 7개 중 6개는 홈런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2022년에는 단 3개만이 홈런이 됐다. 같은 조건에서 비슷한 발사 각도와 속도를 가졌음에도 모든 타구가 이전 시즌보다 훨씬 짧게 날아간 것이다.
이에 대해 베테랑 외야수 앤드루 맥커친(36·밀워키 브루어스)은 “야구공이 예전 같지 않다”며 “과거와 달리 계속 뻗어나가지 않는 몇 개를 쳤다. 어떤 타자는 발사각 31도로 96마일의 타구 속도를 가지고 담장을 넘겼는데 나는 100마일 속도와 28도 발사각에도 넘어가지 않았다. 이런 의문들을 놓고 타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지난 오프시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모든 팀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근래 치솟는 홈런율에 대응해 야구공을 손볼 계획을 설명했다. 2019시즌 기록적인 총 6776홈런이 나왔고 그 비율이 지난해 6.5%로 약간만 떨어진 데 따른 대응책이다.
그 결과물이 야구공의 변화다. 공 중심을 더 잘 잡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공 안에 있는 세 개의 구불구불한 양모 중 첫 번째 부분에 긴장을 완화시켰다. 시즌을 앞두고 야구공을 연구한 공인구 제조사 롤링스 측은 이 조정이 복원 계수(활력 측정)를 떨어뜨리고 또 크기를 바꾸지 않고 공의 무게를 2.8g 줄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ESPN에 따르면 이런 변화들은 375피트 이상 공을 칠 때 1~2피트의 거리를 잃도록 설계됐다. 실제 4월 수치를 보면 담장을 넘어갈 가능성이 가장 높은 타구(100마일 속도와 20~35도 발사 각도)들이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걸 알 수 있다.
구원투수 대니얼 허드슨(35·LA다저스)은 “올 시즌 ‘저 공이 넘어가지 않았다니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가 분명히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그는 “이건 우리들의 문제이지만 나는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답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MLB 스프링캠프에 쌓여있는 야구공[AP=연합뉴스]](https://img.asiatoday.co.kr/file/2022y/05m/12d/202205120100126910007532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