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호암상 시상식 6년 만에 등장
7월 '억만장자 클럽' 참석 가능성↑
재계 "JY 네트워크가 국가 자산
한미 가교役 위해 족쇄 풀어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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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광폭 행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근 공개 행보를 바쁘게 이어가며 그간 멈췄던 해외 경영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을 기점으로 다시금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 반도체 공장 시찰 안내 등 한·미정상회담 행사에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해낸 이 부회장은 이번 주 펫 겔싱어 인텔 CEO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삼성호암상 시상식에도 6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기업 총수로서의 활동 보폭도 넓히고 있다.
재계는 이 부회장이 미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착공식이나 ‘선 밸리 콘퍼런스’ 등에 참석하며 해외 경영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7월로 전망되는 윤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경제사절단으로 참석하며 자연스럽게 해외 경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발표한 450조원 투자에 대해 “목숨 걸고 하는 것”이라고 발언할 만큼 큰 위기감을 갖고 있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초격차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고 판단하고 본격 경영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다.
반도체가 단순히 민간 기업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이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입증된 만큼, 이 부회장이 한·미 산업협력의 가교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게 취업제한 족쇄를 풀어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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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경제사절단으로 尹·바이든과 테일러 착공식 동반 가능성”
1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달 30일 겔싱어 인텔 CEO를 만났고, 이튿날인 31일에는 삼성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호암상 시상식 참석은 2017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6년 만이다.
이 부회장이 7월 미국 아이다호주 휴양지 선 밸리에서 열리는 ‘앨런&코 콘퍼런스(선 밸리 콘퍼런스)’에 참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최근 눈에 띄게 늘어난 대외활동 때문이다.
특히 선 밸리 콘퍼런스가 열리는 7월 윤석열 대통령 방미가 전망되면서 이 부회장의 경제사절단 합류, 테일러 파운드리 착공식 참석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한·미정상회담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의 경기도 평택 공장을 찾아 양국의 반도체 협력 강화를 다짐한 만큼, 양국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미 현지 삼성 반도체 공장 착공식에 나란히 참여해 또 한 번 양국 경제동맹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지난 2013년 6월 중국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건설현장을 찾아 우리 기업의 중국 시장 진출 확대를 독려했고, 당시 이 부회장이 직접 박 전 대통령을 수행했던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다.
삼성전자는 당초 6월 테일러 파운드리 착공식을 연다는 계획이었지만, 이와 관련해 대해 아직 구체적인 일정 등을 밝히지 않고 있어 7월 거행 가능성도 점쳐진다.
◇‘선밸리 콘퍼런스’ 복귀로 M&A 재시동 ‘촉각’
업계는 이 부회장이 선 밸리 콘퍼런스 참석을 기점으로 대형 인수·합병(M&A)에 재시동을 걸 것으로도 보고 있다. 선 밸리 콘퍼런스는 팀 쿡 애플 CEO, 빌 게이츠 MS 창업자, 루퍼트 머독 뉴스코퍼레이션 설립자,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등 글로벌 미디어와 정보기술(IT) 업계 거물들이 주로 참석해 ‘억만장자 사교클럽’이라고도 불린다.
거대 기업 수장들이 모이는 만큼 이 부회장이 이 자리에서 이들과 M&A를 논의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스마트폰 특허 소송을 철회하게 된 계기도 2014년 이 부회장과 쿡 CEO의 선 밸리 만남이 단초가 된 것으로 전해지는 만큼, M&A 외에 업계 협력 등의 대화도 오갈 수 있다.
이 부회장의 선 밸리 콘퍼런스 복귀에 업계가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과거 이 부회장이 글로벌 리더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기억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선 밸리 콘퍼런스에 2002년부터 2016년까지 거의 매년 참석했다. 2013년부터 2018년 4월까지 중국 글로벌 경제 세미나 보아오포럼 상임이사를 지내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4차례나 만났고,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도 2007년 참석했다.
이 같은 이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삼성 반도체·스마트폰·통신장비 등 사업에서의 경쟁력, 나아가 국가 경쟁력으로 발현되고 있는 만큼 이 부회장을 사면복권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다시 높아지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잘 돼야 나라가 잘된다’ ‘반도체가 잘 돼야 나가라 잘 된다’는 이야기가 이번 한·미정상회담으로 또 한 번 입증됐다”며 “이재용의 글로벌 네트워크가 국가 핵심 자산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자유롭게 경영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사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