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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도 많은 홍콩인들이 떠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연 12만명 전후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홍콩을 떠나 제3국에 정착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부는 인근의 대만에 정착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젊은 시절 한때 유명세를 떨치던 91세의 연예인 황후이샤(黃蕙夏) 씨 같은 이들이 해외 이민을 가는 현실에 비춰보면 아주 잘 알 수 있다. 이와 관련, 홍콩의 한국인 사업가 나정주 씨는 “이제 많은 홍콩인들이 분명한 선택을 해야 하는 기로에 섰다. 중국화된 홍콩에서 살아가느냐 아니면 해외로 떠나느냐 하는 문제를 이제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결정해야 한다”면서 당분간 홍콩인들의 이민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문제는 결코 만만치 않은 규모의 고급 인력과 상당한 경제력을 보유한 부호들이 계속 홍콩을 떠나갈 것이라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부동산을 제외한 금융 자산만 최소한 100만 달러(13억 원)을 보유한 부호들의 경우 올해에만 최소한 3000여명이 홍콩을 떠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적은 것 같아도 홍콩 인구가 그동안의 이민 열풍에 의한 순유출로 730만명 가까이로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
여기에 금융계의 파워맨들이 미련 없이 떠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사실까지 더할 경우 홍콩의 엑소더스 열풍은 상당히 심각하다고 단언해도 좋다. 경쟁력 약화로 과거의 명성을 잃을 가능성이 없지 않은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과 홍콩 당국은 별로 개의치 않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차피 ‘홍콩의 중국화’가 정착되려면 반중 인사들이 홍콩을 떠나는 것이 필요악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홍콩 엑소더스는 이제 돌이키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