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옵션 하락에 ELS 줄줄이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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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5월말 국내에서 발행된 ELS의 조기상환액은 68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인 4월말 조기상환액인 1조7891억원 대비 61.5% 급감했다. 전년 동기 조기상환액인 3조8512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82.1% 폭락했다. 지난달 ELS 발행액이 2조4602억원임을 고려하면 조기상환에 성공한 건 28.0%에 불과하다.
◇코스피 하락세로 ELS 조기상환 ‘급감’
ELS는 특정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지수의 등락률에 연동해 수익률을 결정하는 금융상품이다. 기초자산인 주가지수가 약세를 나타내면 ELS에 대한 인기도 함께 축소된다. 다만, ELS는 갑작스런 주가 약세에 대비해 조기상환이라는 안전판을 마련했다. 6개월마다 한 번씩 주어지는 조기상환은 주가가 애초 약속했던 기준치 이상만큼 상승했을 경우 원금과 수익을 한꺼번에 지급하는 제도다.
문제는 반대로 지수가 지속 하락할 때 발생한다. ELS가 지수 약세와 연동해 녹인(Knock-In·원금 손실) 구간으로 진입하게 되면 조기상환이 어려워진다. ELS의 조기 상환이 지연됐다는 건 그만큼 미상환잔액이 늘었음을 뜻한다.
최근 ELS의 조기상환이 급감하는 이유도 코스피의 하락세 때문이다. 지난 4월 1일만 해도 코스피는 2739.85포인트로 2700선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11일 2592.27포인트로 2500선 아래를 하회하더니 이날에는 2314.32포인트까지 급락했다.
특히 증권사가 발행한 ELS에 마진콜(추가 증거금 납부 요구)이 발생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각자 보유하고 있던 자산을 국내 시장에 팔아 달러로 환전해 증거금을 마련했다. 심지어 2020년 3월 한 달 동안 증권사가 해외 거래소에 송금한 외화증거금은 10조1000억원에 달했다. 해당 금액만큼의 피해를 입은 셈이다.
실제로 2019년 9월 6조250억원, 12월 7조3087억원까지 상승했던 ELS 조기상환 규모는 2020년 4월 1760억원, 5월 1028억원 등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ELS 조기상환 금액이 7000억원대 아래로 내려온 건 이때 이후 지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