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전셋값 보다 낮으면 보증금 보호 못받아
"세입자 보증금 보호 장치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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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업계에선 통상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비율)이 80%를 넘으면 ‘깡통전세’ 위험이 크다고 본다. 이미 지방 중소도시 중에선 전세가율이 80%를 넘어선 곳이 적지 않다. 7일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 아파트 전세가율은 75.4%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7월(75.5%)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또 올해 4~6월까지 전세가율 80% 이상인 단지만 4729곳에 달했다.
이렇다 보니 아파트 전세보증금이 매매가격보다 비싼 ‘역전세’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경남 김해시 A아파트 전용면적 80㎡형은 지난 5월 1억4950만원에 팔렸는데 다음달 같은 동 아랫집은 이 보다 높은 가격인 1억5500만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같은 동 아래층 아파트의 전셋값이 매매가를 앞지른 것이다. 전북 군산시 B아파트 전용 74㎡형은 최근 같은 동 13층 전세가격과 11층 매매가격 모두 1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전셋값이 매매가와 비슷하거나 앞지르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은 최근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는 것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현 정부가 출범한 5월 9일부터 6월 말까지 서울과 광역시를 뺀 9개 도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01% 내렸다. 같은 기간 아파트 전셋값은 오히려 0.11% 올랐다.
문제는 깡통전세로 인한 피해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집값이 하락하면 집주인은 주택을 팔아도 전세금을 세입자에게 모두 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집주인이 전세계약 만료 후 세입자에게 돌려주지 않은 전세보증금은 3407억원이다. 2019년 한 해 동안 집계된 금액(3442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전세계약 시점에 집값이 이미 전세가격보다 낮다면 보증금을 보호받을 수 없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보증보험 가입 당시 집값이 전셋값보다 높았다가 이후 집값이 내려 역전세가 발생한 경우 정상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다. 하지만 계약 시점에 이미 집값이 보증금보다 낮은 경우 HUG의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이 불가능하다. HUG 관계자는 “집값이 전세보증금과 주택에 포함된 선순위 채권의 합보다 비싼 경우에만 반환보증에 가입할 수 있다”며 “전셋값이 매매가격과 비슷하거나, 역전세인 매물은 될 수 있으면 계약을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지방의 저가 아파트의 경우 전세가율이 높아 세입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전세 계약 전 매매가격 등을 세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