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기대’ 노후주택 경매 후끈

아파트 입주권 노린 경쟁 치열
감정가 대비 수십 배 낙찰 속출
"토지·건물 소유자 철저히 검토"

지난 3월 70명이 몰리는 치열한 경쟁으로 감정가 대비 4억7000만원 높은 7억2000만원에 낙찰돼 화제를 모았던 서울 용산구 노후 빌라 전경. /제공 = 지지옥션

최근 노후주택 경매에 투자수요가 몰리고 있다. 경쟁도 치열해 감정가 대비 수십 배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향후 재개발 시 입주권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매력적인 요소로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17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서울 영등포구 노후주택(26㎡ )은 낙찰가율 1314%인 7500만원에 팔렸다. 감정가는 570만6800원이다. 이 주택은 토지를 제외한 건물만 나왔지만 토지 소유자가 국가여서 건물만 낙찰을 받더라도 사실상 토지를 쓸 수 있었고 재개발 시 아파트 입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17명이 경합을 벌였다.

이에 앞서 지난 4월 26일 감정가의 7264%에 낙찰된 노원구 노후 주택(23㎡)도 토지 없이 건물만 경매 대상이었다. 하지만 감정가인 640만원에 비해 무려 72배인 4억6400여만원에 낙찰됐다. 재개발 진행 시 조합원 자격으로 아파트 입주권을 얻을 수 있다는 요인으로 인해 이례적으로 매우 높은 낙찰가율을 보였다.

지난 3월에는 용산구 노후빌라(55.1㎡) 지하 1층 매물이 감정가 2억5000만원보다 4억7000만원 높은 7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경쟁도 치열해 70명이 몰려 들었다. 청파2구역 일대가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1차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재개발 기대감에 따른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달 노원구 노후주택(22.5㎡) 물건도 감정가 대비 31배라는 높은 금액에 낙찰되기도 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건물 역시 지난 2009년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던 백사마을에 있어 경쟁이 치열했다. 이 건물에 대한 소유권만 경매로 나온 것임에도 불구하고 향후 토지까지 매입하게 될 경우 재개발 후 입주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이 같은 상황이 최근 재개발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지만 면밀한 권리분석 등 신중하게 입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재건축 등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경매 시장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건물만 나온 경매 물건의 경우 토지 소유자 등을 철저하게 살펴본 뒤 응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토지가 국유지일 경우 건물 소유자가 달라도 큰 문제가 없지만 토지가 사유지이고 건물 소유자가 다를 경우 법정지상권 문제로 건물이 철거되면 입주권을 받을 수 없다"며 "그만큼 입찰 전 다각도로 꼼꼼하게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