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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값 급등에도 공사비 ‘제자리’… 공공주택 공급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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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현 기자

승인 : 2022. 08. 02. 18:07

자재가격 상승으로 건설비용 오르는데
공모지침상 '비용 인상 불가'
민간 건설사 공공사업 참여 꺼려
"적정 공사비 보전 없인 진행 무리"
더샵 부평 중산층 임대주택
아파트 건설현장. /제공=인천도시공사
민간 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이 공급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자재가격 급등에 따른 공사비용 인상 압박에도 기존 계약된 금액에서 조정이 불가능한 지침 때문이다. 이는 향후 공공주택 공급 차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민간 업체들의 사업 참여를 위축시킬 수 있어서다.

2일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올해 말부터 오는 2024년까지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인 민간 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은 전국 21개 단지(2만3281가구)다. 이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에서 토지를 제공하는 대신 건설공사 비용을 민간에서 조달해 자체적인 사업비 부담을 낮춰 저렴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공공과 민간의 새로운 상생형 개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인기는 시들해지고 있다. 자재가격 급등으로 인해 건설비용 상승 요인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2~3년 전 공모 지침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현재 대부분의 공모 지침에는 공사비용 인상 요인이 있어도 계약된 금액에서 조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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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정이 이렇다 보니 최근 공공에서 민간 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에 나설 사업자 공모를 진행하면 적극 참여 의사를 밝히는 업체들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서울서계 민간참여 공공주택건설사업 민간사업자 공모'에서는 HJ중공업 컨소시엄이 유일하게 참여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시흥거모 A-8블록·A-9블록 통합형 민간참여 공공주택 건설사업' 공모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재공모를 했다.

업계에서는 적정 공사비 보전 없이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는 만큼 협약 체결 후에도 물가 변동을 고려해 공사비용 증액이 가능토록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건설협회는 지난 3월 국토교통부에 "물가 변동을 배제하는 불공정 조항이 있을 경우 법 위반이 되지 않느냐"는 질의에 "계약금액 변경을 큰 이유 없이 인정하지 않고 그 부담을 상대방에게 떠넘긴다면 무효가 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에서 요구하는 수준은 높아졌는데 책정된 공사비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며 "자재가격 급등까지 겹쳐 현장 원가를 확보할 수 없으면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진 상황이다. 만약 무리하게 공사를 할 경우 부실시공 등 안전사고를 비롯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공공기관도 계약 변경으로 인해 사업 수익이 줄어들면 자칫 공공기관 특성상 배임이 될 수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이런 상황에 대비한 별도의 조항을 만들어 서로가 곤란한 상황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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