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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재난이 덮친 도시 같다. 강남역과 대치역, 반포동 인근에는 도로 한가운데 버려진 차량들이 흩어져 있었다. 출근시간대인 9일 이른 아침에는 강남역 인근 서초1교~진흥아파트 구간 도로엔 지난밤 시민들이 버리고 간 차량과 버스·택시 10여 대가 뒤엉켜 멈춰있었다. 전날 밤 도로에서 물이 갑자기 차 오르자 운전자들이 차량을 버리고 긴급히 대피한 모습이다. 차량들은 이리저리 흐트러진 채 트렁크까지 개방돼 있었다. 이 차량들은 아침까지 도로에 버려져 출근길 혼란을 야기했다.
소셜미디어에도 방치된 차량 목격담이 올라왔다. "대치역 은마아파트 쪽에 다들 차를 버리고 갔다" "우리 집 오는 길에 침수돼서 차를 버리고 걸어왔다" "사람들이 차를 버리고 도로로 튀어나와서 지도를 보고 집을 찾아가고 있다" 등 강남 일대 혼선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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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관계자는 "차들이 도로 곳곳에 버려졌지만 운전자가 개별적으로 레커차로 움직이고 있어 많이 정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서울 시내 일부 도로가 통제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경부고속도로 서초→양재, 올림픽대로 여의하류∼여의상류 양방향, 강변북로 마포대교→한강대교, 내부순환로 램프 성수JC방향(월곡진입) 등이 통제 중이다.
한편 이날 오전 8시까지 1000여 건에 달하는 차량 침수 피해가 보험사로 접수되는 등 피해 신고가 계속 늘고 있다.
삼성화재에는 전날 폭우와 관련해 이날 오전 8시까지 500대 이상의 침수 피해가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외제차가 200대 이상에 달해 접수된 총 손해액은 약 9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DB손해보험도 오전 8시 기준 248대가 침수 피해를 접수, 추정 손해액이 25억여 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해상도 오전 7시 기준 214대가 침수 피해를 접수하는 등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침수 피해 차량이 2000여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