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포스코, 이달 그룹회의 열어 대책 및 전략 재검토
불확실성 속 대기업 유보금 1000조 돌파… 결단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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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한달 간 삼성·LG 사장단은 총수와 머리를 맞대고 그룹 차원의 비전과 전략을 재점검했다. SK와 포스코를 비롯한 대표 대기업들도 이달 중 그룹 사장단을 일제히 소집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지난 달 26일 SDI·전기·SDS·디스플레이 등 전자 계열사 사장단과 생명·증권·카드 등 금융 계열사 사장단 40여명이 모여 경기도 용인에 있는 인재개발원에서 2년여만에 사장단 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엔 이재용 부회장이 참석하면서 무게감을 더했다. 재계에선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사라진 '수요 사장단 회의' 식의 정례화 된 자리로 부활할 지 주목하고 있다.
LG 역시 지난 달 29일 경기도 광주시 곤지암리조트에서 구광모 회장이 주재 한 사장단 워크숍을 열어 '고객 중심' 미래 경영전략을 가다듬었다. 사장단이 오프라인으로 모인 건 약 3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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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그룹이 수뇌부를 한 자리에 모으는 건 넘쳐나는 불확실성에 전사 차원의 대응이 필요해서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1500원 돌파가 예고 된 원달러 환율과 각 국의 인플레이션 출구전략에 따라 치솟는 금리, 러시아-우크라라이나 전쟁에 따른 물가 인상 등 글로벌 경기 하강 위기감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지원법과 칩4동맹,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추이에 따라 국내 간판기업들의 핵심 먹거리 전망도 흔들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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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장고를 거듭하는 정황은 수치로도 나타난다.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 의뢰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100대 기업 사내유보금(자본잉여금+이익잉여금)은 2012년 630조원에서 2021년 1025조원으로 395조원 증가했다. 10대 기업으로 범위를 좁혀도 사내유보금은 같은 기간 260조원에서 448조원으로 188조원 늘었다.
의원실은 주요 기업들의 유보금이 급격히 증가한 것을 최근 국내외 사업투자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경기가 하강 추세를 보인 여파로 분석했다. 기업들이 벌어들인 돈을 투자나 임금 등으로 사용하지 않고 비축해뒀다가 어려운 시기에 대비하려는 움직임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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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고심 끝에 4조3000억원 규모 청주공장 증설계획을 보류하고, 대신 총 15조원이 투입 되는 신규 반도체 생산 공장인 'M15X' 건설에 나선 상태다. 불황에도 투자해야 호황 때 이익을 볼 수 있다는 판단으로, 선택과 집중에 나선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