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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재일 음악감독 “피아노는 내 모국어...나만의 이야기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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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3. 02. 2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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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앨범 '리슨'을 발매
'기생충' '오징어 게임'으로 유명세...음악과 더욱 사랑에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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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일 음악감독이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첫 앨범 '리슨'을 공개했다./제공=유니버설뮤직
"누군가를 위한 음악이 아닌 오롯이 음악을 위한 음악으로 저의 첫 앨범을 만들었어요. 저의 모국어나 다름없는 피아노로 시작하게 됐습니다."

영화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음악감독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정재일이 자신의 음악으로만 채운 데뷔 앨범 '리슨(LISTEN)'을 내놨다. 오랜 시간 연주가이자 작곡가로 지내온 그는 2021년 '오징어 게임'으로 한국인 최초로 '미국 할리우드 뮤직 인 미디어 어워즈'에서 수상했다.

정재일은 어떤 작품을 위해, 다른 가수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를 가장 자신 있는 악기로 표현한 곡들을 '리슨'에 담았다. 자연과 인류애,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귀를 기울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피아노 중심의 오케스트라 사운드로 펼쳐냈다. 녹음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노르웨이의 레인보우 스튜디오에서 진행됐다. '기생충'과 '옥자', 그리고 정재일의 앨범 '시편(psalms)'에서 함께했던 부다페스트 스코어링 오케스트라가 다시 현악 사운드를 담당했다.

'리슨'에는 '더 리버(The River)' '리슨' '오션 미츠 더 랜드(Ocean Meets The Land)' 등 총 7곡이 수록됐다.

"저는 원래 다른 예술을 위해 작업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맞죠. 그런데 내 안에서 뭐라고 하는 지, 또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지구가 무슨 얘기를 하는 지 듣고 싶었어요. 이것을 듣지 못해 우리가 팬데믹과 전쟁을 겪었다고 생각해요."

유니버설뮤직 산하 레이블인 데카가 '리슨' 제작을 제안했다.

"2004년에 '눈물꽃'이라는 앨범을 발표했어요. 스스로 역량이 부족하다고 느껴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접었죠. 그런데 작년에 데카가 앨범 제작을 제안을 했어요. 주체가 되는 음악을 해본 지 오래 된 탓에 고민이 많았는데 데카가 클래식컬 레이블인데다 세계적으로 제 음악을 알릴 기회라는 생각에 제안을 받아들였어요. 피아노가 주가 되는 앨범이라 훌륭한 피아노를 갖춘 녹음실을 찾았는데 마침 레인보우 스튜디오가 일정을 맞춰줬어요. 거기서 열흘간, 하루에 약 7시간씩 녹음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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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유니버설뮤직
세 살 때 부터 피아노를 접한 정재일은 피아노를 자신이 가장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악기라고 소개했다.

"대부분 악기들은 나무로 만들어져 있어요. 이 가운데 피아노는 가장 큰 울림과 긴 울림을 가졌죠. 또 가장 낮은 음부터 높은 음, 가장 약한 음부터 강한 음까지 표현할 수 있는 악기입니다. 완성된 음악에 가장 가깝기도 하고, 가장 내밀하고 어떨 때는 겸손해요. 가장 제 마음과 닮아 있는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정재일은 영화 '기생충'으로 큰 관심을 받게 됐다. 이 때문에 변화된 것도 많았다.

"'기생충' 덕분에 제게 많은 일이 벌어졌어요. 이 때문에 영화 음악이 무엇인지, 내가 어떻게 더 학습해야 하는지, 내게 더 필요한 게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됐어요. 그러다보니 음악과 더욱 사랑에 빠지게 됐어요. 이게 가장 큰 변화였죠."

'리슨' 작업이 그동안의 작업과 가장 달랐던 점은 혼자서 작업해야 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연극이면 스크립트가 있고 영화면 시나리오가 있죠. 그런데 나의 앨범은 오로지 내가 만들어야 했어요. 음악을 위해 구상을 하고 믹싱 단계를 거치면서 시간을 들이고 집중하는 게 어려웠지만 감독이나 가수, 제작자처럼 컨펌을 받아야 할 사람이 없는 것이 너무 행복했죠."

'리슨' 발매 후에도 정재일은 무대 뒤에서, 어떤 작품 뒤에서 여전히 무언가를 위한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자신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해 나갈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무대 뒤에서 얻는 예술적 희열, 삶에 대한 도움이 분명히 있어요. 그래서 전 무대 뒤에서 계속 일을 해나갈 겁니다. '리슨'을 통해 내 마음을 기록하고 이를 바탕으로 뭘 할 수 있을지 더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안해본 것들을 하면서 한 단계 한 단계 스텝을 밟아나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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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유니버설뮤직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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