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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 강진 한달’ 피해 복구 첩첩산중…대선 채비하는 에르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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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03. 0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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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대부분 텐트 신세, 피해규모 커 복구비용 부담↑
에르도안 "5월14일 대선·총선 강행"…장기집권 지켜낼까
TURKEY-QUAKE/ <YONHAP NO-1652> (REUTERS)
한달 전 강진이 발생한 튀르키예 하타이 주 안타키아에서 3일(현지시간) 임시숙소에 머물고 있는 이재민들이 음식을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
튀르키예와 시리아에서 5만2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강진이 발생한 지 6일(현지시간)로 한 달째를 맞았다. 튀르키예 당국은 이재민 구호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워낙 피해규모가 막대해 수습에 애를 먹고 있다. 부실공사가 지진 피해를 키웠다는 국민들의 분노가 커지는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예정대로 대선과 총선을 치른다는 방침이다.

독일 언론 도이체벨레(DW)는 지난달 6일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에서 발생한 지진의 피해상황을 종합하면서 현재까지 5만2000여명이 사망하고 21만4000채의 건물이 붕괴됐거나 크게 훼손됐다고 전했다. DW는 아직 신원이 밝혀지지 않거나 공식적으로 사망자로 등록되지 않은 시신들이 많아 사망자수는 향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정부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159만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지만 임시주택을 제공받은 이들은 4만명에 불과하다.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이재민들이 여전히 텐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년 안에 이재민들에게 주택을 제공한다는 방침이지만, 지지부진하게 진행되는 지원 작업에 실현 불가능한 약속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아울러 가족을 잃은 어린이들은 극단주의 종교 세력에 반강제로 합류될 위험에 노출됐다. 튀르키예 가족복지부에 따르면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구조된 1911명의 어린이 중 1543명은 가족에게 인계됐지만, 나머지 어린이들은 거처가 정해지지 않아 정부가 관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반정부 성향 매체인 호크TV는 60명의 어린이들이 이슬람 단체가 장악하고 있는 지역에 보내졌다고 지적했고, DW의 튀르키예 관계자도 9명이 어린이들이 부모와 떨어져 이슬람 신비주의 종파인 수피교의 교육시설에 보내졌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일부 어린이들이 정부와 연관된 이슬람 단체에 넘겨졌다는 보도를 부인했다.

세계은행(WB)은 이번 강진에 따른 직접적인 피해의 규모가 총 342억달러(약 45조1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추산을 내놨다. 강진 피해지역의 경제가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다.

튀르키예는 이미 강진 전부터 고질적인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어, 복구비용 부담도 상당할 전망이다. 재무부 관계자는 건물잔해 제거와 인프라 재건, 주택지 건설, 주정부 재정지원 등 총 재건비용이 487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경제학자들은 재건 과정에서 많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할 것이며, 이는 인플레이션 악화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무라트 쿠빌레이 경제학자는 올해 말께 인플레이션률이 50%에 달할 수 있다고 DW에 전했다.

재난초기 대응 실패와 건설부패가 드러나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집권 20여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일각에선 에드로안 대통령이 5월 14일로 예정된 조기대선과 총선을 연기할 수 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일단 에르도안 대통령은 예정대로 선거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피해지역 주민들의 투표 참여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건물 부실시공 관련자 184명을 발 빠르게 구속하는 한편, 지진과 관련해 공포와 공황을 조장한 혐의로 78명을 체포하고 20명을 구속하는 등 비판 여론 단속에 나섰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이 같은 승부수는 예상보다 상황이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아레다 서비에가 지난달 23~27일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율은 49.8%로,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의 케말 클르츠다로울루 대표(21.7%)에 크게 앞섰다. 아울러 야당 연합이 후보자 선출을 두고 분열하면서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정확한 선거날짜는 이달 말께 확정될 전망이다.

최악의 재난 발생 후 약 3개월 만에 치러지는 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이 산적한 악재에도 불구하고 장기집권을 지켜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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