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챔버 에어서스펜션으로 안정적 승차감 구현
넉넉한 공간·정숙성 인상적…물리 버튼 부재는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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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서울 강서구 마곡에서 출발해 경기 포천을 돌아오는 약 120㎞ 구간에서 ES90을 시승했다. 시승차는 456마력을 내는 트윈모터 울트라에 듀얼 챔버 에어서스펜션을 추가한 모델이다.
첫인상은 생각보다 평범하다. 최신 볼보의 디자인 언어를 입었지만 완전히 낯선 모습은 아니다. 전면부의 '토르의 망치' 헤드램프를 비롯해 익숙한 볼보의 디자인 요소를 현대적으로 다듬었다. 신선함은 다소 떨어지지만 반대로 유행을 크게 타지 않을 것이라는 인상이다. 볼보 특유의 '타임리스 디자인'을 그대로 재형한 덕이다.
제원 수치는 예상보다 크다. 전장 5000㎜, 전폭 1940㎜에 휠베이스는 3102㎜에 달한다. 그런데도 긴 휠베이스와 매끄럽게 떨어지는 루프라인 덕분에 밖에서 볼 때는 5m짜리 차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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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SUV를 운전하는 느낌은 아니다. 포천으로 향하는 도로에 올라 속도를 높이자 낮고 안정적으로 노면을 붙잡는 대형 세단의 감각이 살아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승차감이다. 시승차에 적용된 듀얼 챔버 에어서스펜션은 전자제어 댐퍼를 초당 500회 조절한다. 노면의 잔진동을 걸러내면서도 차체가 필요 이상으로 출렁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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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은 충분하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으면 2.5t이 넘는 차체가가벽게 속도를 높인다. 다만 최고속도가 시속 180㎞로 제한된 ES90에서 456마력이라는 숫자 자체가 구매의 결정적인 이유가 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트윈모터를 선택할 이유는 네바퀴굴림(AWD)이 주는 안정감과 듀얼 챔버 에어서스펜션을 선택할 수 있다는 데서 찾는 편이 설득력 있다.
실제로 이날 120㎞를 달리면서 강한 출력보다 더 자주 체감한 것은 '편안함'이었다. 가속은 빠르지만 신경질적이지 않고, 차체 움직임도 차분하다. 전기차 특유의 즉각적인 토크 반응을 플래그십 세단이라는 성격에 맞게 부드럽게 다듬었다는 인상이 짙었다.
정숙성도 돋보였다. 고속에서도 풍절음이나 노면 소음이 실내로 크게 파고들지 않는다. 볼보는 ES90을 브랜드 역사상 가장 정숙한 모델로 개발했다고 설명한다. 볼보가 자체 측정한 수치에 따르면 실내 소음은 앞좌석 약 68dB, 뒷좌석 70dB 이하로 제시돼 있다. 차체의 공기저항계수도 0.25로 역대 볼보 가운데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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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 트림에 적용되는 일렉트로크로믹 글라스 루프도 눈길을 끈다. 별도의 물리적인 선셰이드 대신 버튼으로 투명도를 바꿔 햇빛을 차단할 수 있다. 2열에는 전동 리클라이닝과 라운지 암레스트뿐 아니라 열선·통풍 시트까지 갖췄다. 쇼퍼드리븐과 오너드리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구성이다.
실제 2열에 앉아보면 3102㎜에 달하는 휠베이스의 장점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바닥이 평평해 가운데 좌석까지 공간 활용성이 좋고, 무릎 공간도 넉넉하다. 플래그십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운전자뿐 아니라 뒷좌석 승객에게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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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내 소유의 차라면 얘기가 다를 수 있다. 처음 한 번만 위치를 맞춰 메모리 기능에 저장한 뒤에는 자주 조절할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운전자가 즉각적으로 조작해야 하는 기능까지 화면에 통합하는 것이 반드시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인지는 의문이 남는다.
공간 활용성에서는 세단의 선입견을 깬다. ES90은 전통적인 세단의 트렁크와 달리 뒷유리까지 함께 열리는 리프트백 방식을 택했다. 기본 트렁크 용량은 409L지만 2열을 접으면 최대 1445L까지 확장된다. 입구 자체가 크게 열려 부피가 큰 짐을 싣고 내리기도 수월하다. 앞쪽에는 27L 크기의 프렁크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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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은 ES90을 평가할 때 고민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전체 라인업은 싱글모터 익스텐디드 레인지가 7294만원부터 시작해 플래그십 전기차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이번 시승에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ES90의 장점을 온전히 누리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시승한 트윈모터 울트라는 8741만원, 듀얼 챔버 에어서스펜션을 추가하면 9041만원으로 가격이 껑충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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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 ES90dms 세단과 SUV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타협한 것이 아니라, 세단의 편안한 주행 감각을 중심에 두고 SUV의 장점을 필요한 만큼 취했다. ES90은 볼보가 보여준 새로운 플래그십 세단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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