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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S23 가격 오를만 했네…삼성전자, 모바일AP 구매에만 9.3조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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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승인 : 2023. 03. 08. 17:30

삼성전자 2022년도 사업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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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지난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매입에만 9조3138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연간 스마트폰 판매 대수는 감소했지만 모바일 AP 매입비용이 49.9%나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모바일 AP 가격이 1년만에 77%나 오른 탓이다. 핵심 부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출시한 '갤럭시S23 시리즈' 가격을 15만원가량 인상했다.

8일 삼성전자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모바일 AP 매입비용은 9조3138억원에 달한다. 1년 전보다 49.9%, 2017년과 비교하면 207.6%나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퀄컴과 미디어텍으로부터 모바일 AP를 구매해왔다.

모바일 AP 매입비용은 최근 5년새 꾸준히 증가해왔다. 2017~2019년 사이 연간 2조~3조원대 초반에 머물렀던 매입비용은 2020년 5조635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2020년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과 물류 차질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다.

모바일 AP뿐만 아니라 MLCC를 포함한 대부분 부품 가격도 올랐다. 삼성전자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주로 판매하는 삼성전기의 경우 지난해 MLCC 평균 판매 가격이 30.2%, 반도체 패키지 기판 가격은 25.9% 급등했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웃돌면서 삼성전자의 부품 구매 부담은 더 커졌다. 9~12월은 삼성전자가 이듬해 2월 출시하는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의 부품을 매입하는 시기다. 부품 매입은 대부분 달러로 이뤄진다. 노태문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은 지난달 초 기자간담회에서 "갤럭시S23 출시 전 4개월부터 부품을 수입했는데 환율 상황이 지금보다 훨씬 나빴다"며 "북미를 제외한 유럽, 아시아 지역의 갤럭시S23 출고가가 오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제조 단가 상승도 출고가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삼성전자가 갤럭시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모바일 AP는 퀄컴, 미디어텍에서 주로 구매한다. 퀄컴, 미디어텍은 반도체 설계전문기업으로, 대만 TSMC에 생산을 맡기는데 지난해 파운드리 제조단가가 20%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TSMC를 시작으로 지난해 파운드리 기업들의 제조 단가가 10~20%가량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AP 성능이 고도화되면서 칩 가격 자체도 비싸진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갤럭시S23 시리즈를 전작보다 15만~22만원 비싼 가격에 출시했다. 출고가 기준으로 기본 모델은 115만5000원부터, 갤럭시S23 플러스는 135만 3000원, 갤럭시S23 울트라는 159만 9400원부터다. 최고가인 갤럭시S23 울트라 1TB 모델은 196만 2400원이다.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갤럭시S23 울트라로 전체 판매 비중의 55~60%로 예상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23 시리즈의 판매량은 전작을 웃도는 2600만~2700만대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의 지난해 주요 매출처는 애플·베스트바이·도이치 텔레콤·퀄컴·버라이즌 등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의 자회사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모바일용 OLED 패널을 구매하고, 퀄컴은 파운드리 물량을 맡겨왔다. 이동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 버라이즌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베스트바이는 가전 제품을 주로 구매한다.
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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