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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으로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의 표현이나 논조를 꼽아만 봐도 좋다. '장기판의 졸', '미국의 딸랑이'라는 등의 1차원적 표현까지 써가면서 한국이 자주 행보와는 거리가 먼 굴종 외교로 일관한다고 조롱하고 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더욱 입에 담을 수 없을 만큼 직설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일 16일부터 이틀 동안 정상회담'이라는 제하의 인터넷 포털 사이트 신랑(新浪)의 9일 기사에 달린 댓글을 일별하면 현실은 가볍게 알 수 있다. 10일 오전까지 달린 댓글 2000여개 가운데 한국을 옹호하는 내용은 단언컨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대신 "한국의 존엄이 땅을 쓸고 있다", "셋째 강아지가 둘째 강아지에게 식량을 구걸하러 회견을 하러 간다. 정말 가련하다", "한국 대통령은 방쯔(棒子·몽둥이라는 뜻으로 한국인에 대한 비칭)의 매국노가 확실하다", "한국 대통령은 일본의 스파이다. 반드시 감옥에 갈 것이다"라는 등의 댓글은 마치 금방 깨끗하게 끝난 도배처럼 독자들의 눈길을 확 끌고 있다. 이 정도 되면 누리꾼들이 한국과의 단교를 주장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중국 정부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외교부의 정례 뉴스 브리핑 같은 기회가 생겼다 하면 일단 한국 비난부터 하는 것이 관례가 돼 있다.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가 결정났을 때 보인 반응보다 격렬함 면에서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 당분간 한국과는 일체의 정부 차원 교류는 하지 않겠다는 행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이 상황에서 재중 한국 교민들이 행복할 까닭이 없다. 피눈물이 나고 있다고 해도 무리하지 않다. 베이징에서 사업을 하는 김상진 씨가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재중 교민은 알아서 생존하라는 말인 것 같다. 실제로도 대사관 최고위 관계자가 기업인들과 교민 대표들에게 그런 말을 했다고도 한다. 정부의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한탄하는 것은 확실히 이유가 있지 않나 보인다. 한국 기업과 교민들에게 중국은 이제 '기회의 천국'이 아니라 '생존조차 보장되지 않는 지옥'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