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사실은 우선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이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행한 발언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한국이 전날 그의 대한 비난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한 것에 대한 입장을 질문받자 "대만 문제에 대한 한국의 잘못된 발언과 관련, 중국은 이미 베이징과 서울에서 한국 측에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한 것. 특정 사안에 외교 경로로 항의한 경우 "엄정한 교섭을 제기했다"는 표현을 쓰는 만큼 사실상 맞불을 놨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이어 "'하나의 중국' 원칙은 양국 관계의 기초라고 강조했다. 양국 수교의 정신을 지키고 대만 문제에서 언행에 신중히 해 일을 처리할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이면서 한국이 일방적으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통일 원칙을 무시했다는 기존의 입장도 되풀이했다. 전날 입에 올린 이른바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라는 의미의 사자성어 부룽즈후이(不容置喙)를 사용한 것이 한국의 주장처럼 전혀 외교적 결례가 아니었다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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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한 국제문제 전문가 P 모씨는 "한국이 솔직히 중국을 잘못 건드렸다. 특별한 이유 없이 대만 문제를 왜 거론하나? 중국을 몰아붙이는 미국도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면서 한국이 너무 아마추어적인 대중 외교를 하는 것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 영자지 글로벌타임스가 20일 "한국 정부의 대미 굴욕 외교에 대한 한국 내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국에 아첨하기 위해 주변국, 특히 중국과의 관계를 희생시켜서는 안된다고 경고하고 있다"는 요지로 보도를 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24일부터 열릴 한미 정상회담에서 '하나의 중국'원칙이 훼손될 내용이 거론되는 것을 견제하자는 뉘앙스가 다분히 읽힌다고 할 수 있다. 마치 미국을 추종하는 듯한 한국의 대만 문제 인식에 대한 중국의 공세는 당분간 계속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