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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전기차 6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미국 현지에서 조달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북미 시장에서 100만대 이상의 전기차를 팔겠다는 현대차그룹의 목표에 청신호가 켜졌다.
◇2025년, 美에서 전기차 60만대 배터리 조달
현대차그룹은 26일 LG에너지솔루션과 5조7000억원(43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그룹의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이 들어서는 미국 조지아주 서배너 브라이언 카운티에 연산 30만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셀 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공장은 오는 2025년 말 조성된다. 지분은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각각 50%씩 보유할 예정이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된 배터리셀은 현대모비스가 배터리팩으로 제작해 HMGMA,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기아 조지아 공장 등 현대차그룹의 미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 전량 공급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미국 생산 차량에 최적화된 배터리셀을 현지에서 조달해 고효율·고성능·안전성이 확보된 높은 경쟁력의 전기차를 적시에 생산, 판매한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4월 SK온과도 북미 배터리셀 합작법인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SK온과의 공동 투자 규모는 6조 5000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작 공장과 같은 연간 30만대 공급 규모로 조성된다.
두 공장 모두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2025년 미국 현지에서 연간 전기차 6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조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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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미국 배터리 공장 투자를 연이어 단행한 이유는 '2030년 글로벌 전기차 톱3 도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전기차 364만대를 생산하고, 이 중 30%에 해당하는 100만대를 북미지역에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같은 양적 성장을 위해서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확보가 최우선 과제다.
특히 핵심 시장인 미국이 북미에서 생산한 전기차, 이 중에서도 북미에서 제조·조립한 배터리 부품을 50% 이상 사용한 차량 등에만 최대 7500달러(약 1000만원)의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차량과 배터리의 현지 조립·조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현재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는 현대차그룹의 차는 리스판매를 제외하고 없는 상태다. 현대차는 지난 2월 앨라배마 공장에서 제네시스 GV70 전기차 생산을 시작했지만, 중국산 배터리가 장착됐다는 이유로 보조금 혜택에서 제외됐다.
LG에너지솔루션, SK온과의 합작공장 가동이 2025년 본격화되면 전기차 보조금에 따른 가격 인하 효과로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현대차그룹은 HMGMA의 빠른 완공을 위한 공사도 서두르고 있다. 당초 2025년 상반기 완공을 예정했지만, 이를 2024년 하반기로 앞당길 계획으로 전해진다.
◇K-배터리, GM·포드·혼다 등과 북미 생산거점 확대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미국의 IRA 시행에 따라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와 현지 공장 조성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 혼다, 스텔란티스와 각각 합작사를 설립해 미국 공장을 가동중이거나 건설 중이다.
SK온은 포드와 합작해 '블루오벌SK'를 설립하고 미국 켄터키주 2곳, 테네시주 1곳 등 총 3곳에서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삼성SDI는 GM과의 합작을 통해 2026년 양산을 목표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스텔란티스와도 인디애나주에 공장을 조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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