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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고2 ‘2025 수능’ 교차지원 줄여 ‘문과침공’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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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숙 기자

승인 : 2023. 05. 31. 16:43

통합수능 3년차, '교차지원 신중하라'
'문과침공' 우려에 17개 대학 수능선택과목 필수 반영 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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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고2학년 학생들이 치르는 2025학년도 대입의 주요 특징 중 하나는 '교차지원에 신중하라'이다. 이른바 '문과침공'을 막기 위해 교차지원을 줄이는 등 주요 대학들이 입학전형을 변경했다.

31일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따르면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에서 17개 대학이 수능 선태과목 필수 반영을 폐지했다. 정시 자연계열 모집단위 지원 시 수학(미적분/기하), 탐구(과탐)이 필수 반영되지 않는다.

그동안 수학능력시험이 문·이과 통합형으로 치러지면서 수학에서 '미적분'이나 '기하'를 치르는 소위 '이과생'이 유리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다. 교육현장에서는 문·이과를 따로 구분하지 않지만, 교육계에서는 통상 수학에서 '확률과통계'를 선택하고 탐구영역에서 '사회탐구'를 선택한 학생을 문과생으로, 수학에서 미적분 또는 기하를 선택하고 탐구영역에서 '과학탐구'를 선택한 학생을 이과생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입시전문가들은 '문과침공' 현상이 완전히 잡히지 않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주요 대학들이 정시 전형을 바꿔 학생들의 적성을 고려한 전형으로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대학들이 교차지원을 줄이고 있지만 문과침공 현상이 바로 잡히지는 않을 전망이다. 인문 성향의 학생들의 자연계열 지원이 여전히 어렵기 때문이다. 경희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 등 많은 대학들이 2025학년도 정시에서 수능 필수 응시 과목을 폐지했다. 15개 대학 중 자연계열 모집단위 지원 시 수학 또는 탐구 영역 응시 과목에 제한을 두는 대학은 고려대, 서울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홍익대의 5개 대학뿐이다.

서울대와 홍익대는 수학 영역과 탐구 영역에 모두 지정 과목을 두어 여전히 수학은 미적분 또는 기하, 탐구는 과탐 응시자만 지원이 가능하다. 고려대는 탐구(과탐)만 지정했고, 서울시립대는 수학 영역에서만 미적분/기하로 제한했다. 숙명여대는 탐구에만 응시 조건을 두었는데 사탐/과탐 모두 가능하지만 자연계열 지원 시 과탐을 1과목 이상 필수로 응시해야 한다.

그렇다면 선택과목을 제한하지 않은 나머지 대학들의 자연계열 모집단위에 소위 말하는 문과생들이 지원할 수 있을까? 표면적으론 지원할 수 있지만 많은 대학들이 수학 및 탐구 영역에서 지정 과목을 폐지한 대신 가산점을 부여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희대, 이화여대, 연세대, 서울시립대 등은 과탐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해 사실상 인문계열 학생들이 지원이 쉽지 않다.

다만 반대로 사탐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해 '문과침공'을 경계하는 추세이다. 그동안 문·이과 통합이라는 취지 보다는 점수상의 유리함에 따라 이과 성향의 학생들이 정시에서 대학의 인문계열 모집단위를 교차지원하는 경향이 강했다. 대학 진학을 자신의 적성이 아닌 '점수'가 기준이 되면서 이과 성향의 학생들이 인문계열 입학 후 중도 이탈하는 결과로 이어져 대학 역시 고민이 컸다.

경희대, 서울시립대, 연세대는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경우 사탐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해 과탐 응시자들의 지원을 불리하도록 했다. 모두 탐구영역에 변환표준점수를 적용하는 대학들이기 때문에 과목당 가산점을 적용할 경우 의미 있는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대는 인문대와 사범대는 사탐 선택자에게 가산점을 적용한다. 동국대는 인문과 자연으로 나누어 선발하는 모집단위인 AI소프트웨어융합학부에서 인문 모집에 대해 사탐 가산점을 부여한다.

경희대, 연세대, 중앙대의 경우 수학 반영비율도 2024학년도 대비 5~10%포인트 낮추었다. 자연계열 학생들이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데 큰 역할을 하는 수학의 영향력을 줄이고자 한 것이다. 특히 연세대와 중앙대는 가산점을 부여하는 탐구 영역의 반영비율도 높여 과탐 응시자의 인문계열 교차지원을 막고자 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2025학년도 전형계획을 통해 일부 대학들이 제시한 메시지는 '교차지원에 신중하라'"라며 "대학의 신입생 선발 방식이 고교 교육과정의 취지를 반영하지 못하는 점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대학 이름만을 좇는 수험생들의 경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에게 유리한 대입 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적성과 진로에 대한 충분한 고민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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