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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려차기’ 피해자 “가해자는 상고, 검찰은 못해”…“개정 어려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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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혁 기자

승인 : 2023. 06. 20. 18:11

대법 판례상 검사는 '양형부당' 상고 못 해…피해자 "국민청원 제기"
다만 상고심 '법률심'이라 개정 쉽지 않을 전망…전문가 "형벌권 과도 사용 안 돼"
상고·항소심서 '시정 단계'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20년 선고에 눈물 흘리는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지난 12일 오후 부산 연제구 부산고등법원에서 열린 '부산 돌려차기 사건' 항소심을 마치고 피해자가 인터뷰를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가 "가해자는 대법원에 상고했는데, 검찰은 하지 못한다"며 검사도 양형부당으로 상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법률심'인 상고심 성격에 비춰볼 때 관련법 개정은 어려울 전망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양형을 고칠 수 있는 단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0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돌려차기 사건 피해자 A씨는 전날 자신의 SNS에 이 같은 내용의 국민청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앞서 해당 사건 가해자 B씨는 최근 대법원에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장을 제출했다. 지난 12일 부산고법은 B씨에게 징역 20년과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 명령 등을 선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상고하지 않았다. 부산고검 관계자는 "항소심에서 공소사실(강간살인미수)이 모두 인정됐고, 검찰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형사소송법 383조 4항에 따르면 사형, 무기징역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은 양형부당 등 이유로 상고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피고인만 적용받는다. 지난 1962년 대법원은 "해당 법은 중형이 선고된 피고인에게 최후 구제의 길을 마련하기 위해 개정된 것"이라고 판결했다. 이후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검사의 상고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A씨는 "가해자는 양형부당으로 상고가 가능한데, 왜 검찰은 하지 못하나"라며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한 것 아니었나. 바뀐 죄에 대해 양형부당을 얘기하지도 못 하는가"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먼저 입법적으로 논의·검토가 이뤄져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무고한 사람 나올 수도"…"시정 기회 있어야"

하지만 검사의 '양형부당 상고'를 인정하는 취지의 형사소송법 개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우선 상고심은 사실관계에 대해 심리하는 '사실심'이 아닌, 법리해석에 대해 판단하는 '법률심'이다. 이에 대법원은 사실관계를 다뤄야 하는 '양형부당을 이유로 한 상고'는 원칙적으로 받지 않으나, 10년 이상의 중형을 선고받은 피고인만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한 익명의 법조계 관계자는 "국회에서 국민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개정될 수도 있겠지만, 상고심의 본래 기능과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로 국민의 자유 등을 뺏는 것이 국가형벌권이기 때문에, 과도하게 사용하면 안 된다"며 "한 명이라도 억울하고 무고한 사람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 공권력으로서 바람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형을 시정할 수 있는 단계가 추가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의 한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실 양형기준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적 기준"이라며 "이번 사건처럼 상식에 부합한 국민 법 감정과 판결이 너무 어긋나는 등 양형이 실패한 경우, 이를 항소·상고심 단계에서 시정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법 개정 없이 대법원 판례를 바꾸는 방향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르는 것일 뿐 명문 규정이 아니기 때문에, 검찰이 상고를 통해 판례를 변경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2년 검찰은 '수원 여성 살인' 사건의 오원춘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2심의 양형이 부당하다며 상고장을 제출한 바 있다. 다만 이듬해 대법원은 기존 판례에 따라 검찰 상고를 기각했다.
임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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